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단장님은 사뿐히 넘는다. 그렇다면 회장님은 언제 넘을까.
KIA 103억원 대투수 양현종이 마침내 KBO 통산 다승 단독 3위에 올랐다. 11일 광주 키움전서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사사구 2실점으로 시즌 6승을 따냈다. 통산 153승으로 KT 이강철 감독(152승)을 제쳤다.
양현종은 올 시즌에만 이강철 감독을 두 차례나 넘어섰다. 타이거즈 최다승(150승) 역시 종전 1위가 이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을 두 번 제친 양현종에게 두 명의 레전드가 기다린다. 우선 한화 정민철 단장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정민철 단장은 통산 161승으로 KBO 통산 다승 2위다. 양현종과 8승 차이. 올 시즌에 충분히 정복 가능하다. 보통 선발투수가 월 5회 정도 선발 등판한다. 월별 3승 정도만 쌓아도 9~10월에는 노려볼만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내년에 정 단장을 넘어서는 건 확실하다.
실질적으로 (선수협 초대)'회장님' 송진우의 210승에 언제 다가설 것인지가 최대 관전포인트다. 양현종은 FA 4년 103억원 계약의 첫 시즌을 보낸다. 이변이 없는 한 2025년까지 현역 생활을 확보한 상태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았다. 올해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도 충분히 가능하다. 2025년까지 꼬박꼬박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내면 이 감독의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넘어 역대 최초로 11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투수로 KBO 레코드북을 장식한다.
양현종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101승을 따냈다. 연간 14.4승을 쌓았다. 올해 8승을 더한다고 보자. 그리고 2025년까지 14승씩 단순 대입하면 203승이다. 만 37세 시즌까지 애버리지를 유지해도 송진우에게 7승 모자란다.
결국 양현종이 송진우를 확실하게 넘어서려면 이번 4년 103억원 계약을 마친 뒤에도 현역을 이어가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금까지 보여준 양현종 특유의 성실한 몸 관리를 감안하면 불가능하지 않다. 2026년, 만 38세 시즌에는 송진우를 넘어 KBO 통산 다승 1위에 오를 수도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앞으로 3~4년간 건강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운동능력과 구위는 떨어질 것이다. 아무래도 투수는 타자에 비해 에이징 커브의 부작용이 급격하게 나타나는 편이다. 양현종은 지금도 구위보다 완급조절과 커맨드로 승부하는 투수다. 이런 특성은 오히려 에이징 커브의 직격탄을 덜 맞을 수 있다는 의견, 그래도 투수라면 누구나 30대 중반 이후 급격한 그래프 하락이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다만, 대다수가 역사를 통해 투수의 팔과 어깨가 소모품이라고 인정한다.
양현종에 앞서 정민철 단장과 장원준, 유희관이 이 감독의 10년 연속 10승에 도전했다. 그러나 각각 9년, 8년에서 멈췄다. 정 단장은 2002년 7승에 그친 뒤 2003년 11승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2009년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두 자릿수 승수는 단 한 시즌(2007년 12승)에 불과했다. 장원준은 8년에서 끊긴 뒤 급격히 그래프가 꺾인 대표적 사례. 유희관은 8년에서 끊기자마자 은퇴했다.
양현종이 30대 중~후반에 건강이든, 그래프 하락이든 위기를 맞이할 때 슬기롭게 넘겨야 송진우에게 다가갈 수 있다. 참고로 양현종은 2007년 데뷔 후 아직 팔꿈치 혹은 어깨로 1년을 통째로 쉰 적이 없다. 2007년 데뷔 후 시즌 20경기를 넘기지 못한 건 단 한 시즌(2013년 19경기)에 불과했다. 438경기, 2063이닝을 소화한 진정한 철완이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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