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6번타자?"
KIA FA 통산 147억원 사나이 최형우(39)는 지난 1월 김종국 감독 취임식에서 올 시즌 희망타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당시 순간적으로 뜸을 들였다. 이젠 정말 개인기록에 관심이 없고 오직 뉴 타이거즈의 성공적 안착, KIA의 대권도전에 이바지하겠다고 공언한 뒤였다.
당시 최형우에게 왜 6번 타순인지 물어보지 못했다. 유추해볼 수는 있다. 최형우는 삼성 시절 이승엽이 커리어 막판 6번 타자로 성공적으로 정착한 걸 똑똑히 기억한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당시 6번 타순을 '폭탄 타순'으로 칭하면서, 6번 타자 이승엽에게 클린업트리오 이상의 책임감을 부여했다.
당시 최형우는 삼성 4번 타자였다. 최형우~박석민(NC)~이승엽이 시너지를 내며 삼성 왕조를 지탱했다. 세월이 흘러 만 39세 시즌을 맞이한 최형우도 타이거즈 6번 타자로 자리잡았다. 김종국 감독은 취임식서 최형우의 말을 듣고 "그건 본인 생각이고"라고 했다.
김 감독은 최형우가 올해도 예년처럼 3~4번에서 중심을 잡는 시나리오를 구상했다. 그러나 최형우가 예상과 달리 시즌 초반 너무 부진하면서 구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KIA와 최형우 모두 전화위복이 됐다.
현재 타이거즈 4번 타자는 26세 거포 황대인이다. 황대인이 4번으로 자리잡고, 5월부터 리그 최고 외국인타자가 된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5번 타자가 됐다. 최형우는 5월22일 광주 NC전부터 자연스럽게 6번 타자다.
현재 2번 김선빈부터 3번 나성범~4번 황대인~5번 소크라테스~6번 최형우~7번 박동원은 사실상 붙박이다. 최형우는 류 감독의 '폭탄 이론'을 KIA에서 실현하고 있다. 일발장타가 있는 소크라테스와 박동원 사이에서 시너지를 낸다.
5월 말부터 타격감이 많이 올라왔다. 4월 타율 0.243 8타점, 5월 타율 0.207 2홈런 11타점, 6월 타율 0.286 3홈런 7타점이다. 11일 광주 키움전서는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3회 안우진의 커브를 잡아당겨 좌중간 결승 2타점 2루타를 생산한 장면은 백미였다.
최형우가 타격감을 더 올리면 더 무서운 6번 타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최형우의 그래프가 더 올라오고, 반대로 황대인이 주춤할 경우 최형우의 꿈이 깨질 수 있다. 그럴 경우 타순이 4~5번으로 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형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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