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브룩스 레일리(탬파베이 레이스)는 롯데 자이언츠가 품었던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손꼽힌다. 승리 운이 잘 따르지 않는 상황에서도 무려 5년 동안 활약하며 48승을 쓸어 담았다.
레일리는 지난 2015년 롯데에서 데뷔해 11승 9패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하며 KBO리그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듬해 레일리는 8승(10패)에 그쳤으나, 재계약에 성공하며 무려 2019년까지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아쉬운 수비와 불운 등이 겹치면서 많은 승수를 쌓지 못했으나 KBO리그에서 5시즌 동안 152경기에 출전해 48승 53패 평균자책점 4.13,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으로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은 19.45를 기록했다.
올해 롯데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반즈에게서는 레일리의 모습이 자주 연상된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투구폼은 물론, 포심 패스트볼-투심 패스트볼-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을 구사 구종도 레일리와 많이 닮았다.
좌타자를 상대로 매우 강한 모습조차 비슷하다. '좌승사자'로 불렸던 레일리는 KBO리그에서 뛰는 5시즌 동안 좌타자에게 피안타율 0.223 피OPS 0.557을 기록했다. 반즈의 기록은 더욱 뛰어나다. 반즈는 올해 좌타자에게 피안타율 0.193 피OPS는 0.483에 불과하다.
슬픈 현실이지만, 승리 운이 잘 따르지 않는다는 부분도 닮았다. 레일리는 KBO리그에서 뛰었던 시절 롯데의 불안한 수비가 자주 승리를 날려먹곤 했다. 통산 실점은 479점이지만, 자책점이 418점으로 무려 61점이나 차이가 난다. 반즈도 45실점 중 자책점은 35점에 불과하다.
반즈는 수비보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5월 24일 SSG 랜더스전부터 6월 8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5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음에도 모두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는 KBO리그 40년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모습에서 반즈와 레일리는 상당히 흡사한 면모를 갖고 있다.
래리 서튼 감독은 브룩스 레일리가 롯데에서 뛰었던 시절 KBO리그에 몸 담지 않았기 때문에 반즈와 비교하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그렇다면 반즈는 레일리를 알고 있을까. 반즈는 "레일리를 기억한다. 직접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주위 팬들에게 이야기를 들어서 그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모습에서 팬들은 반즈에게서 레일리의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반즈도 레일리가 롯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것을 인지하고 있다. 그는 "아마 같은 좌완 투수이다 보니 유사점을 찾으신 것 같다"며 "레일리가 롯데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주고 메이저리그로 간 것으로 알고 있다. 나를 통해 레일리를 연상시키며 좋은 추억을 떠올려주시는 팬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즈는 시즌 초반 4일 휴식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4월 6번의 등판에서 무려 5승을 수확, 평균자책점 0.65로 활약했다. 그러나 5월부터 조금씩 부진을 겪고, 불운이 따르기 시작하면서 힘겨운 두 달을 보냈다. 서튼 감독은 반즈가 5일 휴식 로테이션을 소화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고, 지난 2일 LG 트윈스를 상대로 6⅓이닝 1실점(1자책)의 역투를 펼쳤다.
반즈는 4일 휴식 로테이션보다 6일 간격으로 마운드에 올랐을 때 2승 2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더 좋았다. 롯데도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선수들이 최근 1군 무대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반즈와 함께 롯데가 다시 한번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 탬파베이 레이스 브룩스 레일리. 사진 = 마이데일리 DB,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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