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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공덕동 박승환 기자] "기억의 왜곡이 있을 수 있다"
두산 베어스 이영하는 21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번째 공판에 출석했다. 앞서 이영하는 선린인터넷고(이하 선린고) 시절 후배를 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고, 특수폭행, 강요, 공갈 등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2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선린인터넷고 시절 이영하와 김대현(상무 야구단)으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게재됐다. 이후 이영하와 김대현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으나, 최근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A씨가 스포츠윤리센터에 해당 사실을 신고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A씨의 신고를 받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리고 해당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면서 재판까지 열리게 됐다. 이영하는 지난달 2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후 변호사를 선임하며 재판을 준비해 왔고, 21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첫 공판이 열렸다.
검찰 측은 꽤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하면서 크게 세 가지의 공소사실을 언급했다. 이영하가 2015년 3월 선린고 웨이트장에서 A씨에게 전기파리채에 손가락을 집어넣으라고 강요, 이를 거부하자 A씨의 어깨를 때렸다는 것. 두 번째로는 2015년 8월 체육관 앞에서 A씨에게 성적 수치심이 드는 노래와 율동을 시키고, 이를 거부하면 폭행을 하거나, 동기들에게 머리박기를 시키겠다고 협박한 것.
세 번째로는 2015년 1월 대만 전지훈련 중 A씨의 방을 방문해 라면을 내놓을 것을 요구, A씨와 같은 학년 6~7명을 A씨의 방으로 불러 30분 동안 머리박기를 시켰고, A씨에게는 병뚜껑을 바닥에 놓고 그 위에 머리박기를 시켜 폭행을 가한 뒤 라면을 갈취했다는 것이다.
첫 공판이 끝난 뒤 이영하의 법률대리인 김선웅 변호사는 검찰 측의 공소사실에 대해 "공소사실 내용을 전부 부인한다"며 "개별적으로 모두 소명을 할 수 있고, 몇 개의 증거를 신청해 놨다. 피해자의 증언을 들어본 후 필요한 증인들을 신청해서 반증을 내놓을 생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직접적인 증거는 없는 상황이지만, 검찰 측에 따르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A씨의 증언은 꽤 구체적이다. 시기와 시간 장소와 행위까지 모든 부분에서 세밀한 편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기억'에 의한 증언에 불과하다는 점.
김선웅 변호사는 "진술 외에는 (증거가) 없다. 피해자 진술과 목격자 진술이 있긴 하지만, 결국 피해자가 요청을 해서 받은 내용에 불과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도 소명을 할 수 있는 반대 자료가 있다. 최대한 증거를 수집해서 재판부에 제출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하의 법률대리인은 다른 사건에 의한 '기억 왜곡'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15년 1월 대만 전지훈련 당시 선린고에서는 또 다른 학교폭력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나뭇잎을 먹이고, 잠을 재우지 않고, 음란행위를 시키는 등의 사건이 있었다.
김선웅 변호사는 "기억의 왜곡이 있을 수 있다. 2015년 1월 선린고에서 벌어진 다른 사건은 이영하와 전혀 관련이 없는데, 그런 기억들이 뒤섞여서 이렇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쨌든 재판에서 충분히 소명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하의 2차 공판은 오는 12월 9일 열린다. 약 두 달이 넘는 시간이 남았다. 김선웅 변호사는 "변수는 우리가 소명 자료를 잘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검사 측이 신문하고, 우리도 반대 신문을 하면서 실제로 기억 왜곡이 됐는지,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을 재판부가 알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두산 베어스 이영하가 21일 오전 서울 서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선린인터넷고 재학 시절 '학교 폭력' 첫 번째 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공덕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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