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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1시 47분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버지를 죽이러 가는 중"이라며 살인 예고 글이 올라왔다. /디시인사이드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21일 새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버지를 죽이겠다는 살인예고 글이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경찰에 신고했고, 글을 올린 남성은 경찰에 곧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진짜 살인하려던 건 아니고 관심받고 싶어서 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조선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47분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애비 죽이러 가는 중”이라는 제목과 함께 두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한 장의 사진에는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흉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다른 한 장은 “엄마가 잘못했어. 빨리 집으로 와서 엄마랑 이야기하자”는 메시지가 온 휴대전화 캡처 화면 사진이었다. 다른 알림으로는 “장곡지구대가 출동해 현장 도착 예정입니다”라는 메시지도 있었다.
글을 본 네티즌들은 “저런 ××는 구속시키자”며 너도나도 경기 시흥경찰서 장곡지구대에 신고했다.
1시간가량 흐른 이날 오전 3시 4분 “다시는 어그로(관심을 받기 위해 자극적인 내용의 글을 올리는 일) 안 끌겠습니다”라며 새로운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수갑 찬 사진을 올리며 “(경찰 접수된) 신고만 100건 넘었다고 한다”고 했다.
A씨는 “아버지가 술 먹고 ‘집에 불 지르고 가족 다 죽이고 자신도 죽을 거라며 지금 택시 타고 집 가고 있다’고 전화했다”며 “엄마는 그 전화 듣고 옆에서 울고, 한두 번도 아니고 지긋지긋해서 엄마까지 다치게 하느니 그냥 내가 죽여버리려고 그랬다”고 했다.
이어 “일이 커져서 살인미수로 현행범 체포됐다”며 “지난번에도 아버지가 집 와서 물건 망치로 다 부셔서 경찰에 신고했는데, 아무 조치도 안 했다. 그것 때문에 이렇게나마 시위하면 경찰이 일 처리 좀 잘할 줄 알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만 19세로, 이날 오전 1시 27분 스스로 “아버지를 죽이려고 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청소년 상담센터에 연락해 상담도 받았다고 한다. 오전 2시 45분 출동한 지구대 경찰들은 집 근처에서 오토바이를 타던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경찰에서도 글과 비슷한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아버지 관련 가정폭력 등 경찰 신고 기록은 현재 확인된 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와 통화를 하면서 A씨가 꾸지람을 받고, 어머니에게 하소연했지만 어머니가 대꾸를 해주지 않자 답답해서 관심받으려고 이런 행동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A씨의 아버지는 술에 취해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A씨를 존속살인예비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으며 A씨의 아버지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구속보다 정신질환 응급 입원 등 치료를 받아야 할 대상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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