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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야구라는 스포츠에 있어서 실패는 당연한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시즌 14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7-1로 승리, 3연승을 달렸다. 완벽한 승리에 가까웠지만, 끝맛은 개운하지 않았다. '슈퍼루키' 김진욱의 아쉬운 투구 때문이었다.
김진욱은 강릉고 재학 시절 팀을 대통령배 우승을 이끌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갖춘 선수였다. 150km를 뿌리는 파이어볼러는 아니지만, 뛰어난 구위를 바탕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김진욱은 지난해 선발로 5경기 3패 평균자책점 10.80으로 부진했으나, 불펜에서는 34경기에 나서 4승 3패 8홀드 평균자책점 3.29로 매우 훌륭한 모습을 보였다.
불펜에서 성공을 거둔 김진욱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다시 선발 투수로 준비 과정을 밟았다. 그리고 시즌 첫 등판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7이닝 동안 10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인생투'를 펼쳤다. 그러나 이후 성적은 썩 좋지 못했다. 11번의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는 단 1회에 불과했다.
결국 김진욱에게 기회는 줄어들기 시작했고, 2군에서 오랜기간 조정의 시간을 가진 끝에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좀처럼 등판 기회를 갖지 못하던 김진욱은 지난 7월 26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58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좋을 때의 모습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김진욱은 7-0으로 매우 크게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섰다. 점수차에 여유가 있었던 만큼 무난히 경기를 끝낼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⅔이닝 동안 투구수 19구, 2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1실점(1자책)으로 부진했다. 오랫동안 2군에서 조정 기간을 거쳤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김진욱은 9회말 빠르게 아웃카운트 2개를 쌓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채은성에게 솔로홈런을 내준 뒤 급격하게 흔들렸다. 김진욱은 문성주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준 후 문보경에 안타를 맞았다. 그리고 이형종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쉽게 끝내야 할 경기는 서준원이 등판 뒤에야 마침표가 찍혔다.
이날 마운드에 올랐던 '에이스' 찰리 반즈는 경기가 끝난 뒤 이례적으로 '슈퍼루키' 김진욱을 불러 대화를 나눴다. 어떠한 이야기를 나눴을까. 반즈는 "김진욱과는 실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야구라는 스포츠에 있어서 실패는 당연한 것이다. 실패를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중요하다. 실패 한 뒤 고개를 땅에 박기 시작하면 스스로 일어나기 전까지는 일어날 수 없다. 오늘의 실패와 이겨내는 것,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인연이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같은 좌완 투수로서 반즈는 '성공 재능'을 갖춘 김진욱에게 아낌 없는 조언을 건넸다. 결국 '성장통'을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는 것. 그는 "김진욱은 재능이 출중한 선수"라며 "남은 시즌과 앞으로 KBO리그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욱의 프로 선수 생활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앞으로 10년 이상 활약할 수 있는 재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김진욱이 지금까지의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자양분으로 삼아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롯데 김진욱이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LG 경기 9회말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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