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키움으로선 쉽게 이길 경기를 어렵게 이겼다.
키움 괴물투수 안우진은 예상대로 괴물투구를 했다. 8일 두산과의 페넌트레이스 최종전 이후 7일을 쉰 상황. 그 전 등판이 9월30일 인천 SSG전인 걸 감안하면 이달 들어 실전은 단 두 번째다. 그만큼 안우진의 공에는 힘이 넘칠 수밖에 없었다.
실제 안우진은 패스트볼 최고 157km를 뿌리며 특유의 괴물 구위를 뽐냈다. 슬라이더도 148km까지 나왔다. 커브, 체인지업까지 포 피치를 가동했다. 이제 안우진은 포 피치 모두 안정된 제구력과 커맨드를 과시한다.
6회까지 단 88개의 공으로 KT 타자들을 요리했다. 2안타만 맞았고, 1점도 내주지 않았다. 6회 2사 후 앤서니 알포드에게 2루타성 타구를 내줬으나 중견수 이정후가 보살을 하며 투구수를 아끼기도 했다. 그 사이 타자들이 4점을 뽑으며 여유 있는 흐름이 전개됐다.
그런데 홍원기 감독은 돌연 4-0으로 앞선 7회초 시작과 함께 김태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경기 전 "최대한 안우진을 오래 활용하려고 한다"라는 말과 배치됐다. 시즌 막판 옆구리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진 김태훈은 확실히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최근 불펜피칭을 했으나 복귀전은 어려운 환경이었다.
급기야 긴급 구원 등판한 최원태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결국 키움 불펜은 7회에 KT에 3실점하며 순식간에 박빙 리드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박병호에게 솔로포를 맞기도 했다. 결국 8회 동점을 내주면서 안우진의 포스트시즌 통산 첫 선발승마저 무산됐다.
알고 보니 안우진에게 사정이 있었다. 키움 관계자는 "안우진의 두 번째, 세 번째 손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보호 차원에서 내렸다"라고 했다. 큰 경기이긴 하지만, 손에 물집이 잡히면 그립을 정확히 잡고 구종을 선택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키움은 8회말 송성문의 결승타로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고, 송성문의 적시타와 임지열의 홈런을 묶어 4득점했다. 이후 9회 마무리 김재웅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첫 승을 따냈다. 키움으로선 쉽게 이길 경기를 에이스의 물집으로 어렵게 이긴 셈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키움으로선 간담이 서늘한 경기 후반이었다.
결국 키움으로선 단기전서 가장 중요한 1차전을 잡았으나 안우진의 손가락 이슈에 고민을 안은 모양새다. 안우진은 페넌트레이스 막판에도 손가락 문제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른 바 있다. 키움은 괴물 에이스를 잘 활용해야 '3위의 반란'을 기대할 수 있다.
[안우진.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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