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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LG 염경엽 감독은 광주제일고,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1991년 2차 1순위로 태평양 돌핀스의 지명을 받은 유격수 출신 감독이다. 공격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수비 하나만 놓고 보면 당시 최고의 선수 중 하나였다.
2000년 은퇴한 그는 지난 2008년 LG 스카우트팀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염경엽은 2009 신인 드래프트에서 오지환을 1차 지명하며 오지환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9년 겨울부터 LG 수비코치를 하면서 가능성 하나만 믿고 있던 오지환을 집중 지도했다. LG 유니폼을 입은 오지환은 입단 첫해부터 1군 무대를 밟았고, 2010년부터 곧바로 주전 유격수로 뛰었다. 데뷔 초 수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오지환은 류지현 수비코치가 부임하기 전까지 염경엽 수비코치의 지도를 받은 선수다. 당시 염경엽 코치는 오지환의 수비를 고치는데 애를 먹었다고 중계방송에서 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염경엽 코치가 2011년 말 넥센 히어로즈로 팀을 옮기면서 헤어졌다. 그리고 2022년 겨울 11년 만에 LG 트윈스 감독과 주장으로 다시 만나게 됐다.
염경엽 감독은 넥센, SK 감독 시절에도 항상 오지환을 칭찬했다. 지난 2019년 SK 단장 시절 오지환이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 나왔을 때도 눈여겨봤지만 영입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돌고 돌아 두 사람이 다시 만났다. 백전노장 '염갈량' 되어 돌아온 염경엽 감독과 KBO 최고의 유격수로 우뚝 선 오지환이 14일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LG 트윈스 제14대 감독 취임식'에서 손을 붙잡았다.
목표는 같았다. 바로 우승이다. LG는 28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한 팀이다. 염경엽 감독도 우승과는 연이 없다. 넥센 히어로즈 사령탑 시절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으나, 한국시리즈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2017년 SK 와이번스 우승은 감독이 아닌 단장 시절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취임식에서 "우승 감독이 되는 것이 꿈이다.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의 감독이 됐다는 것이 행운"이라며 페넌트레이스 1등과 한국시리즈 진출, 그리고 우승까지 목표로 잡았다.
스카우터와 신인 선수로 처음 만난 후 14년이 지난 오늘 감독과 주장으로 만났다. 그리고 두 손을 꼭 잡고 서로를 보며 같은 목표를 공감했다.
한편 LG는 "2년 안에 우승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류지현 감독을 떠나보냈고, 숙원 사업인 우승을 이끌 적임자로 염경엽 감독을 선택했다. 올 시즌 LG는 1994년 이후 2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적기를 맞았다는 긍정적 전망이 쏟아졌지만, 한국시리즈 무대에 초대받지 못했다.
이제 염경엽 감독 체제로 다시 우승에 도전한다.
[스카우터와 신인 선수로 처음 만난 뒤 14년 만에 다시 만난 염경엽 감독과 오지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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