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김민재(나폴리)의 '투혼'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왜 한국 축구 수비의 기둥인지, 그가 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지도 느낄 수 있었다.
한국과 우루과이의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1차전이 펼쳐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두 팀이 팽팽한 공방을 펼치던 후반 17분에 투혼의 장면이 등장했다.
김민재는 한국 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우루과이 공격수 다르윈 누녜스(리버풀)와 경합하다 넘어졌다. 김민재는 잔디에 미끄러지면서 오른쪽 종아리를 다쳤다. 발목까지 살짝 꺾이는 장면도 포착됐다. 부상 우려가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 부상의 고통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일반적인 상황, 일반적인 선수라면 이런 부상과 통증으로 인해 그대로 쓰러진다. 의료진의 조치가 있을 때까지 쓰러진 채로 기다린다. 조금만 아파도 이런 행동을 하는 선수들은 많다.
하지만 김민재에게는 부상과 통증 따위에 힘들어할 여유와 시간이 없었다. 자신이 쓰러짐으로 인해 한국에 실점 위기가 닥쳤기 때문이다. 누녜스에 공간을 내줘 한국 문전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 순간 김민재에게 가장 중요한 건 한국의 실점을 막는 것이었다.
김민재는 주저 없이 바로 일어났다. 그리고 아픈 다리로 한국 문전으로 질주했다. 그가 뛰어가는 모습은 다리가 불편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이미 늦었다. 김민재가 실점 위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렇지만 이는 상관이 없었다. 김민재는 본능적으로 뛰어갔다. 한국의 실점 위기에서 도움이 안될 지언정, 무언가라도 해야했다. 그래서 앞으로 뛰었다.
다행히 한국은 실점 위기를 넘겼다. 그때서야 김민재는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마음 놓고 쓰러졌다. 한국이 실점을 하지 않은 것을 확인한 뒤 쓰러진 것이다.
그러자 의료진이 그라운드로 들어와 김민재를 치료했고, 김민재는 다시 경기를 뛸 수 있었다. 김민재의 투혼과 함께 김민재가 월드컵을 대하는 자세, 한국 축구를 위한 열정, 팀을 위한 헌신과 희생까지 김민재가 어떤 마음으로 카타르로 왔는지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투혼의 김민재를 앞세운 한국은 한 수 위 전력이라는 우루과이 공격진의 공격을 모두 막아냈다. 0-0 무승부. 우루과이와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 다름 아닌 김민재였다.
경기가 끝난 후 한국의 골키퍼 김승규(알 샤밥)은 이런 말을 했다.
"뒤에서 본 우리 선수들의 모습은 정말 투지가 넘쳤다. 경합에서 이기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다. 그리고 한 발 더 뛰었다. 이것이 한국 대표팀의 무기다. 이로 인해 한국이 무실점을 기록할 수 있었다."
다행히 김민재는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김민재는 "그때 종아리 근육이 올라오면서 넘어졌다. 내가 근육 부상은 처음이라 어떤지 모르겠지만, 심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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