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추신수(SSG)는 예상을 깨고 지난 26일 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취재진 앞에 섰다. 그러나 논란의 발언들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는 없었다. 위와 같이 말하며 여지를 남겼지만, 그 시기를 못 박지 않았다. 자신의 설 연휴 발언들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1도 해결되지 않았다.
깔끔하게 털고 넘어갈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추신수는 “모든 사람의 생각이나 경험이 다 다르다. 생각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야구대표팀은)WBC도 준비하고 있다. 야구 팬들이 원하는 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일단 응원하고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했다.
아쉬운 대처, 아쉬운 발언들이다. 어째서 생각의 차이인가.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안우진(키움)의 WBC 대표팀 미발탁에 대한 견해 정도다. 대표팀의 세대교체에 대해 완전히 잘못 짚었다.(이미 대표팀은 세대교체가 됐다. 그리고 세대교체보다 더 중요한 건 성적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대표팀 선발에 관여한 KBO 기술위원회들의 노고를 무시했다.
나아가 한국야구의 선배들을 사실상 한국야구 발전에 저해하는 사람들로 규정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고 보지만, 결과적으로 한국야구 곳곳에서, 음지에서 땀 흘리고 노력하는 선배들의 땀을 헛되게 했다. 생각의 차이가 아니라, 추신수 본인이 생각을 잘못한 것이었고 잘못 얘기한 것이었다.
현실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아쉽다. 야구 팬들이 한국이 3월 WBC에서 좋은 성적을 내길 바라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과 추신수의 사과는 카테고리가 다르다. WBC 대표팀과 관련해 세대교체 코멘트는 추신수의 명백한 실언이었다. 자신의 실언으로 상처 입은 야구인들과 야구 팬들에게 사과가 필요한데, 왜 WBC 성적을 거론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당연히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진솔한 사과를 해야 했다. 그게 상처 입은 야구인들, 패닉에 빠진 야구 팬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였다. 그러나 추신수는 민심 잃은 정치인들이 하는 코멘트를 남기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정말 진솔한 사과라면, 길게 할 필요도 없다. 자신의 진심만 보여주면 되는 것이었는데, 추신수는 그걸 하지 않았다. 정말 자신이 실언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후속대처가 너무나도 아쉽다. 야구인들, 야구 팬들이 분노를 넘어 지쳐간다. 특히 ‘좋은’ 야구선배들은 언제 억울함을 벗을 수 있을까. 답답한 시간이 흘러간다.
[추신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