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두산 이승엽 감독은 지난 7일 두산의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 지휘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자연스럽게 취재진으로부터 WBC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런데 이승엽 감독은 잘할 것 같은 선수를 두고 두산 선수가 아닌 강백호를 꼽았다.
이승엽 감독은 “강백호가 잘하면 좋겠다. 지난 겨울에 준비를 굉장히 많이 했더라. 독기를 품으면 달라질 것이다.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다. 도쿄돔에선 정확도만 신경을 쓰면 충분히 (담장을)넘길 수 있다”라고 했다.
실제 강백호는 투손 스프링캠프에서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히팅포인트를 홈플레이트 뒤로 당기면서 변화구 대응의 약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꾀했다. 미묘한 차이지만, 변화구를 좀 더 몸으로 불러들여 공략하면 애버리지를 높일 수 있고, 애버리지를 높이면 자연스럽게 장타력, 클러치능력도 회복될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다.
강백호는 투손에서 한창 좋은 모습을 보여주다 고척, 오사카로 이어지는 연습경기서 숨을 골랐다. 그래도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은 결국 9일 호주와의 1라운드 B조 개막전서 강백호 대신 박건우를 선발라인업에 넣었다. 호주가 좌완 잭 올로클린을 선발투수로 기용한 걸 감안했다.
그래도 강백호는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대타로 기용됐다. 이 감독의 기대대로 좌측에 2루타를 날렸다. 그러나 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주먹을 쥐고 팔을 드는 순간, 발까지 베이스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호주 내야진은 찰나를 놓치지 않고 태그했고, 비디오판독 끝 아웃.
이 본헤드플레이는 MLB.com은 물론 폭스스포츠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 일본 언론 등 전 세계에 타진됐다. 뿐만 아니라 강백호의 2년 전 도쿄올림픽 껌 놀란까지 소환되며 비판을 받아야 했다. 강백호로선 억울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결과적으로 이승엽 감독의 기대마저 저버린 모양새가 됐다. 별 다른 방법이 없다. 강백호는 10일 일본전서 반드시 속죄의 활약을 펼쳐야 한다. 일본 선발투수는 다르빗슈 유다. 우완이니 좌타자 강백호가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강백호가 다르빗슈를 상대로 결정적 한 방을 날려 일본전 승리에 앞장선다면, 이 감독의 기대 뿐 아니라 벼랑 끝에 몰린 한국야구를 살릴 수 있다.
[강백호. 사진 = 도쿄(일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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