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KIA에서 10년간 안 터졌는데…
한화 손혁 단장은 2022시즌을 마치고 부임하자마자 KIA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거포 유망주 변우혁을 KIA로 보내면서 투수 한승혁과 장지수를 받아왔다. 거포 육성에 사활을 건 KIA와, 강속구 투수 컬렉션에 나선 한화의 뜻이 맞아떨어졌다.
아무래도 한승혁에게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KIA에서 10년간 터지지 않던, 애증의 유망주였기 때문이다. 2011년 1라운드 8순위로 입단한 뒤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9시즌 동안 터질 듯 터지지 않았다. 150km대 파이어볼러 유망주였으나 고질적인 제구 기복에, 뭔가 될 듯하면 부상 등 불운에 시달렸다.
한승혁은 2022시즌에 5선발 경쟁서 승리, 선발투수로 출발했다. 그러나 1달도 버티지 못하고 부상으로 이탈, 또 한번 용두사미 시즌을 보냈다. 결국 KIA도 지난 가을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그런데 한화는 역발상 전략이다. 한승혁을 현 시점에선 선발투수로 쓸 마음이 없는 듯하다. 1이닝 셋업맨으로 쓰기로 방침을 정했다. KIA에선 선발투수로 성공하기 위해 와일드한 폼을 살짝 작게 하는 등 의도적으로 제구에 신경을 썼다. 그러다 보니 강점이 사라졌다. 한승혁은 지난 1~2년간 KIA에서 선발로 나갈 때 패스트볼 150km 초반을 넘어가는 공이 많지 않았다. 그렇다고 한승혁이 핀 포인트 제구로 승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불펜투수 한승혁은, 자연스럽게 스피드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힘의 안배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매 타자 전력 투구가 가능하다. 투구 매커닉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불펜 한승혁은 현 시점에선 위력적이다.
시범경기 7경기서 6⅔이닝 5피안타 8탈삼진 3볼넷 2실점(비자책), 평균자책점 제로. 필승계투조에 들어가도 손색없는 행보.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2일 고척 키움전서 2-4로 뒤진 7회말에 마운드에 올렸다. 일단 메인 셋업맨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
그래도 한승혁의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선두타자 이정후에게 초구 151km 패스트볼을 꽂더니, 포크볼과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낚았다. 타격감이 좋은 에디슨 러셀에겐 초구에 155km 패스트볼을 찍었다. 가볍게 2스트라이크를 선점한 뒤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이형종에게 153km 패스트볼을 던져 자신에게 오는 강습타구를 맞아 내야안타. 송성문을 패스트볼 2개로 가볍게 1루 땅볼 처리했다. 16개의 공으로 가볍게 1이닝 삭제. 볼은 단 4개였다.
선발투수로 많은 경험을 쌓았으니, 변화구 구사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1이닝 전력투구로 스피드를 끌어올리니, 상당히 위력적인 불펜투수가 됐다. 단, KIA에서도 불펜 변신을 시도하다 잘 풀리지 않았던 적도 있었던 만큼, 좀 더 긴 구간을 지켜봐야 한다.
그래도 한화로선 현 시점에서 좋은 예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필승조로 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 마침 KIA로 간 변우혁도 잘 하고 있으니, 이 트레이드는 윈-윈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한승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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