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 ‘슈퍼 2년차’ 김도영은 고교 시절 ‘제2의 이종범’으로 불렸다. 그러나 데뷔 첫 시즌이던 2022년에 1군에서 충분히 쓴맛을 보며 프로의 벽을 실감했다. 시련이 선수를 강하게 하는 법. 올 시즌 김도영은 타격 매커닉에 변화를 주며 다시 한번 날아오를 채비를 마쳤다.
시범경기 12경기서 44타수 13안타 타율 0.295 2홈런 8타점 7득점 3도루 OPS 0.831로 좋았다. 타율 0.432, 19안타로 타격왕 및 최다안타왕을 석권한 작년만큼은 아니었다. 그래도 방망이를 든 팔을 가슴 부근으로 내려 히팅포인트에 빠르게 가고자 하는 변화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있었다.
김종국 감독은 김도영에게 2번 타자와 3루수를 맡겼다. 1일 SSG와의 개막전서 5타수 1안타로 예열하더니, 2일 SSG전서는 3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KIA 사람들을 얼어붙게 했다. 4회 좌중간 적시타를 날린 뒤 황대인의 우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 때 홈을 쓸어담는 과정에서 발을 다쳤다.
왼쪽 중족골 골절. 발등 부상이다. 김도영은 지난 겨울에도 발 부근의 부상을 다스리느라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 파견을 포기해야 했다. 당시와 같은 부위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어쨌든 홈플레이트를 쓸어담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이후 덕아웃으로 들어갈 때 걸음이 불편한 모습이 고스란히 중계방송 전파를 탔다.
정황상 가벼운 부상은 아닌 듯하다. KIA는 김도영을 3일 정밀검진한 뒤 재활 프로세스를 밟을 예정이다. 아무래도 김종국 감독으로선 김도영 없는 플랜을 마련해야 할 듯하다. 작년에도 8월17일 광주 SSG전서 후안 라가레스의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손바닥을 다치면서 9월14일 키움전서 돌아오기까지 1개월이 걸렸다. 약 7개월만에 다시 부상 악령을 만났다.
프로스포츠 선수의 부상은 몸 관리를 잘못해서 생기는 경우와, 불가항력으로 생기는 경우로 나뉜다. 김도영의 작년과 올해 부상은 당연히 후자다. 어쨌든 선수가 부상이든 어떤 이유든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 가치를 올릴 기회는 그만큼 사라진다. 김도영으로선 손해가 막심하다.
제2의 이종범이란 타이틀은 접어두자. KIA에 이범호 타격코치 이후 걸출한 3루수가 없었던 만큼, 김도영이 포스트 이범호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생기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종범 코치도 이범호 코치도 부상과 시련이 있었다. 그걸 이겨내고 레전드가 됐다.
김도영도 어두운 터널을 잘 빠져나오면, 빛을 볼 수 있다. 인생도 야구도 새옹지마다. 그래도 김도영은 시간이 무기다. KIA의 현재이자 미래. 지금의 시련이 훗날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다. KIA는 김도영을 기다려줄 준비가 돼있다.
[김도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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