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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지난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지 못하고 불펜으로 보직이 전환되는 등 온갖 수모를 겪었던 기쿠치 유세이(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완전히 달라졌다.
기쿠치는 지난 2021시즌이 끝난 뒤 '옵트아웃'을 통해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것을 택했다. 시애틀 매리너스와 남은 계약 조건은 결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기쿠치는 더 큰 꿈을 안고 '도박'을 택했다. 그리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3년 3600만 달러(약 472억원)의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토론토는 2021시즌 전반기 기쿠치가 좋았을 때의 모습을 기대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기쿠치는 제구 난조로 인해 매 등판 불안한 투구를 이어갔고, 8월 중순부터는 불펜 투수로 보직이 전환됐다. 하지만 기쿠치의 문제점은 개선되지 않았다. 결국 기쿠치는 32경기(20선발)에서 6승 7패 평균자책점 5.19의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올해는 시작부터 조금 달랐다. 기쿠치는 시범경기에서 매우 인상적인 결과를 남겼다. 기쿠치는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7경기(6선발)에 출전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0.87을 기록했다. 20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10개로 결코 적은 편은 아니었지만, 삼진이 무려 31개로 엄청났다.
좋은 기세는 정규시즌으로도 이어졌다. 기쿠치는 5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얄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69구,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 시즌 첫 승을 손에 넣었다. 최고 구속은 97.8마일(약 157.4km)를 마크했다.
기쿠치는 1회 바비 위트 주니어-에드워드 올리바레스-살바도르 페레즈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2회 선두타자 프란밀 레예스에게 던진 6구째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형성되는 실투가 됐고, 이는 솔로홈런으로 이어졌다. 이후 기쿠치는 맷 더피에게 안타를 내주는 등 흔들렸지만, 병살타를 곁들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다시 안정을 찾은 기쿠치는 순항했다. 기쿠치는 네이트 이튼과 니키 로페즈, 바비 위트 주니어를 묶어내며 다시 한번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고, 4회도 캔자스시티 타선을 봉쇄했다. 가장 큰 위기는 5회였다. 기쿠치는 더피에게 안타,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실점 위기를 자초한 것. 하지만 이번에도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토론토 벤치는 기쿠치가 5회까지 피홈런을 제외한 완벽한 투구를 펼친 뒤 발 빠르게 불펜을 가동했다. 그리고 4-1의 3점차 리드를 지켜내며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기쿠치의 활약은 단순한 '반짝'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시범경기부터 지금까지 투구내용이 매우 뛰어난 까닭. 각성한 기쿠치가 지금의 좋은 기세를 꾸준히 이어가 커리어 최고의 성적을 남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기쿠치 유세이.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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