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경기 남았다. KIA가 5강 출구전략을 잘 짜야 한다. 타선에 의존하는 구도를 탈피할 수 있을까.
따지고 보면 KIA가 그동안 5강 싸움을 꾸준히 하는 결정적 원동력은 타선이다. 최근 10경기서 1승9패로 미끄러지면서 타자들의 사이클도 다소 떨어지긴 했다. 그러나 시즌 전체를 볼 때 2023시즌 KIA를 먹여 살린 파트는 타선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팀 타율 2위(0.276), 팀 홈런 2위(91개), 팀 장타율 2위(0.394), 팀 출루율 3위(0.346), 팀 OPS 2위(0.741), 팀 조정득점생산력 2위(108.9), 팀 타격 WAR 2위(23.79), 팀 승리확률기여도 2위(4.88), 팀 가중출루율 2위(0.343).
짠 것도 아닌데 대부분 지표가 LG에 이어 2위다. 올 시즌 LG 다음으로 강력한 타선을 지녔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지표의 애버리지를 잔여 20경기서 적용하긴 쉽지 않을 듯하다. 지난 2주간 박찬호, 나성범, 최원준, 최형우를 연쇄적으로 잃었기 때문이다.
박찬호가 곧 선발라인업에 돌아오겠지만, 컨디션은 미지수다. 최원준은 아시안게임 결승이 끝나고 시즌 막판 일정에 돌아오긴 한다. 그러나 나성범과 최형우는 부상으로 시즌아웃이다. 주전타자 4명이 떨어져갔는데, 플랜B들로 라인업을 짠다고 해도 생산력 약화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다른 파트에서 좀 더 힘을 내줘야 한다. 결국 선발, 불펜, 수비다. 불펜의 경우 이미 전반기 막판부터 과부하 조짐이 있었고, 최지민이 항저우에 가면서 잔여 경기서 운영이 더욱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선발야구와 디펜스야구다. 이게 안 되면 5강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올 시즌 KIA 수비력은 준수하다. 92실책으로 최소 공동 2위다. 스탯티즈 기준 팀 WAA 0.766으로 4위. 주전들 중 극강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선수가 몇 없기는 해도, 심한 구멍도 안 보인다. 김종국 감독이 항상 강조하는 기본을 중시하는 수비라는 대명제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관건은 역시 선발진이다. 이의리가 항저우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에서 빠지면서, 극적으로 완전체를 이뤘다. 토마스 파노니와 양현종의 원투펀치에 마리오 산체스와 이의리, 5선발 윤영철까지. 향후 두 차례 더블헤더에 휴식일이 적은 특성상 대체 선발 기용을 배제하긴 어렵다. 당장 26일 창원 NC전서도 김건국이 나간다. 그러나 이의리의 잔류로 대체 선발 가동을 최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파노니와 양현종은 안정적이다. 특히 올 시즌 부침이 심하던 양현종이 9월 들어 5경기서 1승3패로 승운이 안 따르지만 평균자책점 2.03이다. 파노니는 9월 들어 다소 주춤하다 22일 광주 KT전서 5⅔이닝 1실점으로 회복했다.
5선발 윤영철에겐 많은 걸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면, 결국 관건은 동시에 돌아온 마리오 산체스와 이의리다. 두 사람은 팔꿈치와 손가락 굳은살 이슈를 딛고 21일 대전 한화전서 컴백했다. 결과는 나빴다. 산체스가 2⅔이닝 7피안타 1탈삼진 5실점, 이의리가 1⅓이닝 2피안타 3탈삼진 3사사구 5실점(4자책).
오랜만의 1군 실전이란 걸 감안해야 한다. 구속, 커맨드, 경기운영 모두 좀 더 좋아질 여지는 있다. 또 좋아져야 한다. 9경기서 4승2패 평균자책점 5.94의 산체스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좌타자 상대 약점으로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 있었다. 이의리는 후반기 들어 안정적이다가 8월22일 수원 KT전서 어깨 이슈로 등판을 한 차례 쉰 뒤 다시 제구 기복 문제가 드러났다.
KIA가 20경기 남았으니, 산체스와 이의리는 약 3경기 정도 등판이 예상된다. KIA의 잔여 20경기 선발야구 구현은 이들이 키를 잡았다고 봐야 한다. 타선과 불펜의 사정을 감안할 때, 이젠 선발진이 진짜 제대로 버텨줘야 5강 싸움을 할 수 있는 구조가 돼 버렸다.
올 시즌 KIA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4.51로 9위. 선발투수들의 이닝은 632⅔이닝으로 역시 9위. 120경기서 쌓은 이 수치, 애버리지에 반하는 결과를 잔여 20경기서 도출할 수 있을까. 이제 KIA는 절박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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