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오키나와(일본) 심혜진 기자] 한화 이글스 류현진(37)이 두 번째 불펜 피칭을 마친 가운데 사령탑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류현진은 26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 위치한 아카마 구장에서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총 60구를 던졌다. 직구, 슬라이더, 커브, 커터, 체인지업까지 모든 구종을 점검했다.
지난 23일 캠프에 합류하자마자 첫 불펜 피칭에 나선 류현진은 총 45구를 소화했다.
이틀을 쉬고 이날 두 번째 불펜 피칭에 나섰다.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고친다구장 마운드 사정이 좋지 않아 불가피하게 원정 마운드에서 피칭을 하게 됐다.
이날 불펜 호흡을 맞춘 포수는 바로 이재원이었다. 무려 19년 만에 이뤄진 만남이다.
이들이 호흡을 맞춘 때는 2005년 청소년대표 시절이었다. 지난 시즌 이재원이 자진 방출을 요청한 뒤 한화로 이적했다. 그리고 류현진이 12년 만에 메이저리그에서 한화로 복귀했다. 이렇게 19년 만에 이들이 만나게 됐다.
먼저 이재원이 불펜장에 도착했다. 이어 들어선 류현진이 이재원을 보고 환하게 웃었다. 류현진은 "19년만이네"라며 반가움을 표했다.
곧장 류현진의 피칭이 시작됐다. 최원호 감독을 비롯해 손혁 단장, 양상문 해설위원이 이를 지켜봤다.
이재원은 연신 "나이스볼"을 외치며 파이팅을 불어넣었다.
류현진이 공을 잘못 챘는지 이재원에게 "안으로 말려?"라고 물어봤고, 이재원은 "살짝 말렸다"고 피드백을 해주는 모습이었다.
류현진의 제구는 일품이었다. 이재원의 포수 미트에 바로 바로 꽂혔다. 양상문 해설위원이 이재원에게 류현진 투구를 물어보자 "잡기 쉽게 던집니다. 지금이 전성기 같아요"라며 감탄을 보였다.
손혁 단장도 "너무 좋다. 정말 편하게 던진다"고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사령탑의 만족감도 여전했다. 흐뭇하게 류현진의 불펜 피칭을 지켜본 최원호 감독은 "몇몇 공은 조금 더 강도를 높여 던지는 것 같았다. 저번보다 좋았다"면서 "'아직 전력으로 안 던져도 좋은데 전력으로 던지면 얼마나 더 좋을까' 상상하면서 보니 웃음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류현진의 개막전 등판을 확신했다.
최원호 감독은 "포수가 그렇게 생각하면 가능하게 않겠나. 계획한 스케줄에 이상이 없으면 개막전에 나가는 데는 문제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한 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그땐 (개막전 등판을)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날씨 영향이나 류현진의 몸상태 등 여러 변수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것이 관건이다.
최원호 감독은 "스케줄을 타이트하게 잡은 것 같다. 류현진이 미국에서 이렇게 해왔다고 해서 거기에 맞추긴 했다. 몸이 됐든 날씨가 됐든 한 번 거르게 되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지금보다 더 타이트하게 준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바라봤다.
류현진의 복귀 후 선수단 분위기에선 변화가 읽힌다. 사령탑도 모르지 않다.
최원호 감독은 "선수들이 조금 더 밝아졌다. 자신감이 더 생긴 게 느껴진다"며 "야수들은 특히 더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선발 매치업을 보면 사람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측을 하지 않나. 그런 면에서 톱클래스 선수가 왔기 때문에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또 "류현진이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것이 가장 팀에 도움이 될 것 같다. 팀 내에 유망주, 젊은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선수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류현진, 펠리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 문동주까지 4선발은 채워졌다.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여러 선수들이 경쟁을 하고 있다.
최 감독은 "김민우, 황준서, 이태양, 김기중 등이 후보에 있다. 우선 오키나와에서 연습경기에 나가 투구하는 것을 봐야 한다. 시범경기 쯤에 후보군을 줄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라이브 피칭을 소화한 뒤 한국에서 청백전 포함 3경기를 소화할 예정이다. 이 과정이 무사히 진행된다면 3월 23일 LG 트윈스와 개막전에 출격할 계획이다.
오키나와(일본)=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