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2만 2754명의 팬들 앞에서 연승을 이어가지 못했다. 타선은 터지지 않았고, 마운드는 막아내지 못했다. 그리고 실책까지 쏟아졌다. 이 모든 것이 NC 다이노스가 시리즈의 균형을 맞추는데 발판이 됐다.
NC는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2차전 '낙동강 더비'에서 8-0으로 완승을 거뒀다. NC는 올 시즌 구단 첫 번째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시리즈의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 선발 라인업
NC : 박민우(2루수)-권희동(좌익수)-손아섭(우익수)-맷 데이비슨(1루수)-박건우(지명타자)-김성욱(중견수)-서호철(3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선발 투수 신민혁.
롯데 : 윤동희(중견수)-고승민(좌익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우익수)-노진혁(유격수)-정훈(1루수)-최항(2루수)-정보근(포수)-박승욱(3루수), 선발 투수 박세웅.
전날(29일) 올 시즌 처음으로 열린 '낙동강 더비'에서 미소를 지은 것은 롯데였다. SSG 랜더스와 정규시즌 개막 시리즈를 시작으로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까지 개막 4연패의 늪에 빠졌던 롯데는 '사직예수' 애런 윌커슨의 역투와 '캡틴' 전준우를 비롯한 베테랑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홈 개막전에서 천신만고 끝에 첫 승을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다. 김태형 감독의 롯데 사령탑 데뷔 첫 승. 하지만 이날 경기 초반의 주도권은 NC가 꽉 쥐었다.
NC는 경기 초반부터 롯데 마운드를 실컷 두들겼다. NC는 1회초 선두타자 박민우가 롯데 선발 박세웅의 142km 직구를 공략해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만들어내며 물꼬를 텄다. 이후 권희동이 144km 직구에 방망이를 내밀었고, 다시 한번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리며 손쉽게 1, 3루 기회를 손에 쥐었다. 여기서 손아섭이 박세웅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폭발시켰고, 후속타자 맷 데이비슨 또한 좌중간에 적시타를 쳐 3-0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를 잡은 후 NC에 행운까지 따랐다. NC는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성욱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후속타자 서호철의 타구가 3루수 키를 절묘하게 넘어간 뒤 좌익 선상으로 빠지는 안타로 연결됐다. 이때 1루 주자였던 김성욱이 홈까지 내달리며 4-0까지 간격을 벌렸다. 전날(29일) 롯데가 모처럼 승리했지만, 현재 롯데 마운드의 타격감을 고려했을 때 4점차는 매우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흐름을 타기 시작한 NC는 계속해서 롯데 마운드를 두들겼다. 그리고 롯데는 실책으로 인해 NC는 4회초 선두타자 김주원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박민우의 안타 등으로 마련된 1사 1, 3루에서 손아섭이 포수 앞 땅볼을 기록했다. 이때 롯데 포수 정보근이 2루로 향하던 주자를 향해 공을 뿌렸는데, 공을 받은 노진혁의 발에 2루 베이스에서 떨어지면서 모든 주자들이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이에 NC는 기분 좋게 한 점을 더 달아났다. 계속해서 NC는 1, 2루 찬스에서 더블스틸로 확실한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고, 이번에도 데이비슨이 적시타를 터뜨리며 간격을 벌렸다.
그리고 여기서 롯데가 자멸했다. 이어지는 2사 1, 3루에서 김성욱이 친 타구가 우익수 쪽으로 떠올랐다. 김성욱은 타격과 동시에 범타임을 직감하고 고개를 떨궜다. 그런데 롯데의 콜 플레이에서 미숙한 상황이 발생했다. 최항이 손을 들었지만, 우익수가 처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 타구. 그런데 타구 처리를 앞두고 갑자기 최항이 수비에서 물러나게 됐고, 레이예스가 급히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지만, 타구가 글러브에 들어갔다 나오게 됐다. 이로 인해 1, 3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게 됐고, 점수차는 8-0까지 벌어졌다.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2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쳤던 신민혁은 이날 롯데 타선을 제대로 요리했다. 신민혁은 1회 시작부터 롯데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경기를 출발했다. 2회에는 2사 이후 정훈에게 안타, 최항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실점 위기를 차조했으나, 후속타자 정보근을 중견수 뜬공으로 묶어내며 위기를 탈출했다. 그리고 3회를 삼진 세 개로 막아낸 뒤 4회 2사 2, 3루에서 다시 한번 정보근을 뜬공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신민혁은 5회 박승욱-윤동희-고승민으로 이어지는 롯데 타선을 다시 한번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레이예스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이닝을 출발했으나, 전준우-노진혁-정훈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모두 봉쇄하며, 6이닝 동안 투구수 104구,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차잭 이하)를 기록하며 시즌 첫 승 요건을 손에 넣었다.
승기를 잡은 NC는 7회부터 본격 불펜을 가동해 뒷문 단속에 나섰다. NC는 7회 서의태가 등판해 실점 없이 롯데 타선을 막아냈다. 그리고 두 번째 주자로 김재열이 바통을 이어받아 삼자범퇴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9회 최성영이 등판해 실점 없이 뒷문을 걸어잠그며 '낙동강 더비'의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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