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놓치고, ‘아차’하는 부분도 있었다.”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은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마치고 이렇게 얘기했다. 지난달 26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서 생애 처음으로 1루수로 나갔다. 그 경기를 돌아보며 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1루수는 기본적으로 2루수, 유격수, 3루수의 송구를 잘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KBO리그에, 현대야구에 강한 좌타자가 많다. 1루 방면으로 강한 타구가 점점 많이 날아온다. 투수와의 3-1 플레이는 기본이고, 3루수 못지 않은 순발력이 필수다. 타구를 잘 걷어내는 능력이 동료의 송구를 포구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서건창은 2루수에선 포구를 많이 해봤지만, 1루수 위치에서 실전 포구는 그날이 처음이었다. 실제 잡을 만한 타구를 몇 차례 뒤로 흘린 적이 있었다. 이때 KIA챔피언스필드를 메운 관중들이 환호성을 보낸 기억이 생생하다.
서건창이 놓친 타구를 뒤에서 기가 막히게 걷어낸 2루수 김선빈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건창이 아직 1루 강습타구 포구가 익숙지 않은 걸 아는 듯했다. 미리 1루 쪽으로 이동해 좋은 수비를 해냈다. 서건창이 미처 베이스로 복귀하지 못하자 투수가 커버를 하면서 4-1 플레이가 완성되기도 했다.
김선빈은 지난 몇 년간 수비범위가 줄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년에는 고질적으로 발목이 좋지 않아 수비에 대한 부담도 있었다. 발목 통증에, 전반기 막판 타구에 손가락을 강타당해 몇 주간 쉬기도 했다. 결국 119경기 출전에 그쳤다. 2022시즌에 140경기에 나갔으니, 작년 119경기 소화는 아쉬웠을 것이다.
KIA와 3년 30억원 FA 계약도 체결했다. 올 시즌 김선빈은 다시 건강한 몸으로 그라운드를 누빈다. 뭔가 움직임이 경쾌하다. 심재학 단장은 김선빈이 올 시즌 발목 부담을 털어내고 더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즌 초반 타격 페이스가 좋은 편은 아니다. 6경기서 19타수 5안타 타율 0.263 4타점 3득점 OPS 0.785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31일 두산전을 앞두고 지금 침체를 보이는 타자들의 감각은 곧 올라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때까지 잘 맞는 타자들 위주로 잘 버텨주면 괜찮다고 계산했다. 김선빈 특유의 밀어치는 타격 기술이 어디로 도망간 건 아니다.
움직임을 보면 확실히 경쾌하다. 비 시즌 준비를 잘한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KIA 1,2간에는 김선빈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는 시즌 초반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윤도현과 박민, 정해원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김선빈은 아직 후계자 논의는 이르다는 걸 몸으로 말한다. 올 시즌에는 주장도 나성범에게 넘겼다. 홀가분하게 자신의 야구에 집중하는 시즌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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