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보다 잘하는 토종 에이스, 승리 후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유진형의 현장 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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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힘, 아빠의 책임감으로 살아난 정지석

[마이데일리 = 인천 유진형 기자]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그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승패가 결정 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 팀은 큰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의 공격 비중을 높인 '몰빵 배구'를 한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다르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를 앞세운 '몰빵 배구'보다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활약하는 '원팀 배구'를 추구한다. 대한항공이 이런 배구를 추구할 수 있는 이유는 주전과 백업의 기량 차가 크지 않는 두터운 뎁스와 한선수라는 국내 최고의 세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외국인 선수 못지않은 국내 공격수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대한항공은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OK금융그룹과의 경기 1.2차전을 모두 잡으며 우승 확률 100%를 가져갔다. 역대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에서 1.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의 우승 확률은 100%(9회 중 9회)다.

정지석이 포효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정지석이 포효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승리 후 사랑하는 딸을 안고 기뻐하는 정지석 /KOVO(한국배구연맹)
승리 후 사랑하는 딸을 안고 기뻐하는 정지석 /KOVO(한국배구연맹)

지난달 29일 인천계양체육관 홈에서 열린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은 정지석의 날이었다. 블로킹 7개 포함 이번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인 31득점(공격 성공률 67.65%)을 기록한 그는 동료들의 축하를 받은 뒤 수훈 선수 인터뷰를 했다. 그런데 인터뷰를 마친 그가 황급히 코트를 달리기 시작했다. 코트에는 조원태 대한항공 구단주 및 관계자들이 정지석을 축하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는 구단 관계자들 앞을 지나 쏜살같이 달려갔다. 도대체 어떤 급한 일이 있었을까.

정지석은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보기 위해 달려간 것이다. 올 초 아빠가 된 정지석은 인형처럼 예쁜 딸을 품에 안고 승리의 기쁨을 누렸고 이후 구단주 및 관계자들을 만났다. 

정지석이 자신의 딸을 품에 안고 구단주 및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정지석이 자신의 딸을 품에 안고 구단주 및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정지석은 2018~19시즌 정규리그 MVP와 2020~21시즌 정규리그 MVP와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수상한 토종 최고의 공격수다. V리그 통산 공격성공률도 53.34%에 이른다. 하지만 올 시즌은 부진했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얻은 부상 탓에 정규리그에 뒤늦게 합류했고 출장 경기 수가 적어 제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아빠가 된 뒤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챔피언 결정전에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큰 경기에 강한 정지석의 활약으로 V리그 최초 4연속 '통합우승'까지 단 1승만 남겨놓고 있다. 

대한항공은 2일 오후 7시, 경기도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OK금융그룹을 상대로 챔피언 결정전 3차전을 치른다. 

[승리 후 가장 먼저 가족들에게 달려가 사랑하는 딸을 품에 안은 정지석 / KOVO(한국배구연맹)]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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