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건호 기자] "모든 것을 다 드릴 수 있죠."
오스틴 딘(LG 트윈스)은 5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올스타전 '컴투스프로야구 홈런더비' 결승에서 요나단 페라자(한화 이글스)와 서든데스 승부 끝에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홈런더비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선수 선발 방식. 기존의 경우 KBO에서 자체적으로 선수를 선정했는데, 올해는 팬 투표로 선수들이 선정됐다. KBO는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팬 투표를 받았고, 이에 SSG 랜더스 최정(2만 2906표)을 비롯해 KIA 타이거즈 김도영(1만 9248표), 한화 노시환(1만 3746표), 페라자(1만 158표), LG 오스틴(1만 41표), 박동원(1만 36표), NC 다이노스 김형준(1만 16표),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1만 12표)가 올스타전에 출전하게 됐다.
'7아웃제'로 진행된 예선전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터뜨린 것은 페라자였다. 페라자는 예선에서 무려 9개의 미사일을 쏘아 올리며 당당히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오스틴과 김도영이 각각 4개로 공동 2위를 기록하면서 서든데스가 진행됐고, 마지막에 웃은 것은 오스틴으로 결정됐다. 그리고 박동원과 로하스가 각각 3홈런, 김형준이 2홈런, '홈런왕' 타이틀을 보유한 노시환과 최정은 각각 1홈런과 0홈런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결승전은 매우 팽팽했다. 오스틴은 초반부터 3개의 홈런을 연달아 터뜨렸으나,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4홈런에 그쳤다. 그리고 페라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예선에서 9개의 홈런을 기록한 페라자는 아웃카운트 2개 만에 4홈런을 기록하며 오스틴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런데 추가 홈런이 나오지 않으면서, 서든데스로 우승자를 가리게 됐다. 이에 오스틴이 극적으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홈런더비 우승 타이틀을 손에 쥐었다.
홈런더비 우승자인 오스틴은 상금 500만 원과 함께 상품으로 LG시네빔큐브를 받는다. 준우승 페라자는 상금 100만 원을 차지했다. 비거리상은 로하스의 품으로 갔다. 비거리 130m를 기록했다. 상품으로 갤럭시탭S9을 받는다.
시상식이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오스틴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솔직히 즐기자는 생각으로 나왔는데, 운이 많이 따랐다. 페라자도 굉장히 잘하고 있었고 서든데스도 두 번 할 줄 몰랐다"고 "즐기자고 하고 나온 것이 좋은 결과로 온 것 같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오스틴은 이날 배팅볼 파트너로 서인석 1군 매니저를 선택했다. 그는 "서인석 1군 매니저를 배팅볼 파트너로 선택했다. 가끔 훈련 때도 배팅볼을 던져주는데 제가 던진 배팅볼 중 가장 마음에 들어 장난스럽게 말했었는데, 성사됐다. 제가 긴장한 만큼 긴장하셨을 텐데 잘 던져주셨다"며 "오늘 받은 모든 것을 다 드릴 수 있다"고 전했다.
오스틴은 기자회견장에 자신의 아들 댈러스와 함께 찾아왔다. 오스틴 가족은 평소 홈경기 때도 서울 잠실구장을 찾아 오스틴을 응원한다. 이날도 홈런더비에 참가한 오스틴을 응원했다.
그는 "가족한테 힘 받는 것이 없지 않아 있다. 아기 생기면 부모의 힘이 생기는데 작용했던 것 같다. 재밌게 보내자는 식으로 아내와 장난치고 아들과 놀아주면서 하자는 생각으로 나왔는데, 운 좋게 우승까지 한 것 같다"고 했다.
사실 초반 페라자가 몰아치기 시작하며 아웃카운트 2개 만에 오스틴과 타이를 이뤘다. 하지만 이후 홈런을 기록하지 못하며 서든데스로 경기가 이어졌다.
오스틴은 "마지막 2아웃 남았을 때 다시 한번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했다"며 "솔직히 페라자가 넘기길 바라며 응원을 계속했다. 같은 외국인선수이기 때문에 페라자를 응원하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오스틴은 6일 열리는 올스타전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내일 올스타 굉장히 기대된다. 오늘 응원해 주신 팬들도 감사하다. 자기를 뽑아준 선수들과 팬들 감사하다.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인천=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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