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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기쿠치 유세이가 제대로 '윈-윈' 하고 있는 모양새다. 기쿠치가 등판하는 날 휴스턴은 단 한 번도 진적이 없고, 기쿠치 또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앞두고 차곡차곡 승리를 쌓아나가고 있다.
기쿠치는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99구, 7피안타(2피홈런) 6탈삼진 4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8승(9패)째를 손에 넣었다.
지난 2019시즌에 앞서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맺으며 빅리그 입성에 성공한 기쿠치는 2021시즌이 끝난 뒤 '옵트아웃'을 행사,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3년 3600만 달러(약 482억원)의 계약을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시애틀에서의 활약이 뛰어나지 않았던 만큼 새로운 행선지를 찾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뒤따르는 옵트아웃이었지만, 선발이 필요한 토론토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이적 첫 시즌 기쿠치는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부진을 거듭한 끝에 불펜으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는 등 32경기(20선발)에서 6승 7패 평균자책점 5.19의 성적을 남기는데 그쳤다. 당시 기쿠치는 찰리 몬토요 전 감독으로부터 스트라이크를 던지지를 못한다는 등의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32경기에 나서 167⅔이닝을 소화, 11승 6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고, 올해 FA 대박 계약을 향한 도전에 나섰다.
기쿠치는 토론토에서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의 불운 속에서도 22경기에 등판해 4승 9패 평균자책점 4.75의 성적을 남겼고, 올해 트레이드가 마감되기 전까지 수많은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 그 결과 휴스턴에서 남은 시즌을 보내게 됐다.
기쿠치는 현재 휴스턴 입장에서 복덩이와 다름이 없다. 이날 경기 전까지 기쿠치는 휴스턴에서 6경기에서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57로 최고의 한 달을 보냈는데, 휴스턴 또한 기쿠치가 등판한 6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는 기쁨을 맛봤다. 그 결과 8일 경기 전까지 휴스턴은 77승 65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를 질주 중이었다. 그리고 이 좋은 흐름이 8일 경기까지 연결됐다.
직전 등판에서 휴스턴으로 이적 후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 투구를 펼친 기쿠치는 1회부터 두 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에인절스의 타선을 요리하며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2회 곧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이닝 시작과 동시에 에우제니오 수아레즈와 제이크 맥카시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고, 케빈 뉴먼에게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빼앗겼다.
계속해서 기쿠치는 무사 1, 2루에서 헤라르도 페르도모에게 땅볼을 유도해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손에 쥐었으나, 이어지는 1사 1, 3루에서 호세 에레라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2점째를 내줬다. 그래도 더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에서 케텔 마르테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최소 실점으로 위기를 극복했고, 3회에는 이날 경기 처음으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냈다.
기쿠치는 4회 케빈 뉴먼에게 솔로홈런을 맞으면서 3실점째를 기록했지만, 5회 다시 한 번 찾아온 실점 위기를 극복하며 승리 요건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시작부터 수아레즈에게 솔로홈런을 내주면서 4점째를 헌납했으나, 이어지는 맥카시-뉴먼-페르도모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6이닝 4실점(4자책)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기쿠치가 4점을 내줬으나, 휴스턴은 강력했다. 3회말 공격에서 첫 점수를 뽑더니, 4회에만 무려 4점을 쓸어담으며 경기 흐름을 바꿔놨다. 그리고 6회말 야니어 디아즈와 알렉스 브레그먼의 연속 적시타, 제레미 페냐의 스리런홈런을 앞세워 5점을 확보하며 승기를 잡았고, 7회초 한 점을 내줬으나, 7회말 공격에서 다시 간격을 벌리는 등 11-5로 승리했다. 이로써 휴스턴은 기쿠치가 등판한 7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는 기쁨을 맛봤다.
이날 등판은 기쿠치에게도 기분 좋은 하루였다. 기쿠치는 이날 시즌 8승째를 손에 넣으며 메이저리그 통산 40번째 승리를 수확했는데, 이는 이시이 카즈히사를 뛰어넘는 역대 일본인 좌완투수 최다 승리로 연결됐다. 그리고 6개의 삼진을 보태면서 183탈삼진을 기록하며 지난해 181탈삼진을 뛰어넘고 한 시즌 최다 탈삼진까지 경신하게 됐다. 기쿠치는 "이시이 선배는 내가 가장 목표로 하고 있던 선수이자 은사다. 올해 목표 중 하나였다"고 활짝 웃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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