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배우 정우가 서울예대 동문인 아내 김유미, 김민수 감독과의 특별한 일화를 전했다.
마이데일리는 1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에 출연한 정우를 만나 연기와 작품에 관해 얘기 나눴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감독 김민수)는 수사는 본업, 뒷돈은 부업인 두 형사가 인생 역전을 위해 완전 범죄를 꿈꾸며 '더러운 돈'에 손을 댄 후 계획에 없던 사고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날 정우는 김민수 감독과 서울예대 동문이라며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김민수'라는 이름을 봤을 때 '내가 알던 그 동생인가?' 생각이 들었다. 알고 시나리오를 본 게 아니다. 시나리오를 읽으며 내가 아는 그 친구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거나 동기들과 가깝게 지내는 편이 아니었는데도 본능적으로 그런 느낌이 들었다. 10년 만에 민수 감독을 만나게 됐는데 어떤 모습일지 굉장히 궁금했다"고 인연을 밝혔다.
이어 "데뷔를 앞둔 감독이 주연 배우 앞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게 긴장되고 부담스러웠을 거다. 더군다나 옛날에 학교를 같이 다닌 형 앞에서. 근데 아주 대찼다. 미팅이 끝나고 이런 배포를 가진 친구라면 믿고 따라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났던 입봉 감독 중 가장 대찼다. 거칠고 다크한 장르인데 현장에서도 한번 주눅 들지 않더라. 나도 기운을 끌어올려야 했다. 민수 감독은 나보다 큰 소리를 낸다. 그런 게 영화 매 신에 힘이 된 것 같다. 이 영화는 민수 감독처럼 나왔다"고 설명했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6년의 기다림 끝에 세상에 나오게 됐다. 정우는 이 시기를 회상하며 "나보다 감독님을 위하고 싶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사실 작품 끝나면 감독님들을 사적으로 만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민수 감독과는 1년에 한 번씩 봤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가슴이 아팠죠. 민수 감독은 이 작품을 위해 십수 년을 기다렸잖아요. 스무 살 대학교 때 만나 같은 꿈을 꾸던 사이인데 코로나 시기 어려움을 겪는 걸 보며 더욱 안타까웠죠. 작품 끝나고 일주일 뒤 전화했더니 물류센터에서 박스를 나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개인적인 이야기라 조심스럽지만,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민수 감독도 한 가정의 가장이다 보니 그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하죠. 그런 면에서 정말 리스펙해요. 아주 멋지고 남자다운 친구예요."
그러면서 대학시절 김민수 감독과 현재 와이프인 배우 김유미에 얽힌 이야기를 풀었다. "유미 씨도 같은 학교 동문이에요. 과는 달랐지만 같은 수업을 들을 때가 있었죠. 당시 민수가 제 앞자리에 있었는데 제가 의자를 탁탁 치며 '민수야, 저런 사람은 누구랑 결혼할까?'라는 말을 했다더라고요. 그런데 '저런 사람'이 유미 씨였대요. 전 기억이 안 나요. 민수가 이 얘기를 하면서 우리 결혼 기사가 떴을 때 무서웠다고 하더라고요. 전 유미 씨를 처음 만날 때 동문인 것도 몰랐어요. 서울예대 출신이 워낙 많잖아요. 유미 씨는 당시에도 활동을 해서 학생들 사이 유명했더라고요. 전 정말 기억이 없어요. 유미 씨도 이 얘길 듣고 무섭대요. (웃음)"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