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2' 김성철, 유아인 지웠다 "내가 선택한 길 책임져야"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연상호 감독님 팬이자 '지옥' 팬이에요. 또 한국에서 이런 장르 접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정진수도 굉장히 특별한 캐릭터라 욕심날 수밖에 없었고 도전 정신이 들었습니다."

배우 김성철이 유아인의 빈자리를 빈틈없이 채웠다. 시즌1을 넘어 자신만의 정진수를 만들어낸 그가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들고 대중 앞에 섰다. 김성철은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시즌2(이하 '지옥2') 인터뷰에서 "반응을 안 봐서 인기 체감을 전혀 못 하고 있다. (안 본 이유는) 다들 아시지 않을까(웃음). 내가 선택한 길이니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지옥2'는 계속되는 지옥행 고지로 더욱 혼란스러워진 세상, 갑작스레 부활한 새진리회 정진수(김성철) 의장과 박정자(김신록)를 둘러싸고 소도의 민혜진(김현주) 변호사와 새진리회, 화살촉 세력이 새롭게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김성철은 마약 투약 혐의로 하차한 유아인 대신 정진수를 연기했다.

"시즌2 대본을 보고 정진수 역할을 하기로 다짐했어요. 시즌1 정진수가 새진리회 의장으로서 거대한 거짓말을 하는, 마치 가면을 쓴 인물이라면 시즌2 정진수는 깊은 내면을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정진수가 가진 두려움과 공포를 보여주려고 했어요."

김성철은 정진수가 가진 위압감에 집중했다. 그는 "정진수의 위압감으로 상대방을 눌러버려야 하기 때문에 눈빛을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며 "'난 너보다 우월해'라는 눈빛을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시즌2는 시즌1 말미 정진수가 시연 당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에 대해서는 "연상호 감독님과 첫 미팅부터 그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은 정진수가 시연을 받고 부활하는 장면으로 시즌2를 시작하는 방향으로 생각하셨다"면서 "나 역시 김성철이 정진수라는 걸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찍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시즌1 정진수와) 비교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정밀하게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사도 다르다. 웹툰 원작의 대사를 최대한 발췌했다"며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는 시즌1 대사 그대로였는데 아무리 그걸 새롭게 읽으려고 해도 안 되더라. 그래서 원작을 계속 봤고 그걸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극 초반 정진수가 부활하는 장면에선 노출신도 등장했다. 이에 부담은 없었는지 묻자, 김성철은 "다 벗어야 하니까 부담이 많이 됐다.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이라 근육과 살을 다 뺐다"면서 "다들 몸을 만들었냐고 묻던데 다이어트만 했다"고 답했다.

"피폐함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최대한 퍼석퍼석한 몸을 만들려고 했어요. 스케줄이 있건 없건 무조건 아침 공복에 유산소를 했죠. 식단은 계속했지만, 촬영장에서는 거의 안 먹었어요. 정진수를 연기하다 보면 식욕이 없어지거든요(웃음). 그래서 크게 어렵진 않았고 지금 몸무게보다 10kg 정도 감량한 상태로 찍었어요."

문근영, 김현주, 임성재와 호흡을 맞춘 소감도 밝혔다. 김성철은 "테스트 촬영 때 문근영 누나의 분장을 보고 큰일 났다 싶었다. '나 연기 진짜 잘해야겠다' 생각했다"며 "나는 그런 분장도 없고 비주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살을 더 빼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현주 선배님의 액션 첫 촬영 때도 놀러 갔는데 '난 망했다' 싶더라(웃음). 문근영 선배 촬영 때도 '큰일 났다'의 연속이었다"면서 "임성재 형도 '지옥2' 촬영 때가 '최악의 악' 공개할 때였다. '최악의 악'에서 배우들이랑 케미가 너무 좋길래 '지옥2'에서도 기가 막힌 케미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김성철은 '지옥2'를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고도 전했다. 그는 시즌1에서 정진수를 연기했던 유아인과 비교되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며 웃었다.

"유아인 형도 옛날부터 봐왔던 배우고 좋은 배우라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아니라 티모시 샬라메가 정진수를 연기했다고 해도 비교당했을 거 같은데요?(웃음)"

영화 '댓글부대'부터 드라마 '노 웨이 아웃: 더 룰렛', '지옥2'까지. 김성철은 올해 세 작품에 출연하며 열일을 이어왔다. 동시에 뮤지컬 배우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그는 오는 11월 '지킬 앤 하이드'로 무대에 오른다.

"올해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어요. '지옥2' 찍고 한 달간은 '빨리 내년 10월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너무 빨리 가네요. 최근에 두 달 정도 쉬면서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다시 달려 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박로사 기자 terarosa@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