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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 17'이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러나 흥행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1170억원의 적자도 함께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미키 17'은 오후 5시 28분 기준 누적 관객수 300만 6명을 기록했다. 지난 2월 28일 개봉 후 39일 만이다. 이로써 '미키 17'은 2025년 국내 개봉작 중 처음으로 300만 관객을 넘어섰다.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로버트 패틴슨)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에드워드 애슈턴 작가의 SF 소설 '미키7'을 원작으로 한다.
'미키 17'은 개봉 전부터 국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봉준호 감독 영화 중 역대 최고 제작비인 1억1800만달러(약 1700억원)가 투입됐고, 한국인 감독의 영화로도 역대 최고 제작비를 기록했다. 제75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베를리날레 특별 상영 부문 초청되기도 했다. 여기에 할리우드 배우 로퍼트 패틴슨이 주연을 맡아 생애 첫 내한에도 나섰다.
지난 2월 28일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봉한 '미키 17'은 지난달 7일 북미 3807개 극장에서 베일을 벗었다. 약 한 달간 '미키 17'은 북미에서 4468만달러(약 653억원), 북미 외 지역에서 7770만달러(1억136억원)을 합쳐 총 1억2238만달러(약 1789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앞서 언급했듯 '미키 17'의 순제작비는 1억1800만달러로 알려졌다. 투자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는 마케팅 비용에 8000만달러(약 1168억원)을 추가로 지출했다. 이를 고려하면 티켓 매출 손익분기점은 약 3억달러(약 4358억원)이다.
이미 지난달 하순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미키 17'의 전 세계 티켓 매출을 총 1억4300만달러(약 209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업계 예상치를 전하며, 손실액이 약 8000만달러(약 1169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결국 '미키 17'이 예상치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극장 상영 손실액은 이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미키 17'은 7일 오후 9시(미 서부시간) 미국 아마존의 OTT서비스 플랫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공개됐다. 애플TV와 판당고 등 다른 여러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이로써 '미키 17'은 극장 상영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됐다.
한국에서도 '미키 17'은 극장 퇴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 주말(4일~6일) '미키 17'은 1만9135명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5위를 차지했다. 이미 개봉 한 달 여나 지난 데다 4월 개봉작도 있어 유의미한 관객 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미키 17'은 한국과 북미 모두 사실상 극장을 떠나 OTT 플랫폼으로 무대를 옮기게 됐다. 한국에서는 3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결국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고 아쉬운 성적을 남긴 상황이다. 극장 성적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만큼 OTT에서 '미키 17'이 커다란 수익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봉준호 감독 특유의 연출과 1인 2역을 맡은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 등 여러모로 호평받은 포인트도 분명하다. 극장을 떠난 '미키 17'이 OTT를 통해 새로운 관객과 만나 또 다른 평을 듣게 될 가능성도 있다.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첫 SF 영화인 만큼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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