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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스즈키 이치로 포함, 본격 영입전 계획 중"
'MLB 네트워크'의 존 모로시를 비롯한 미국 현지 복수 언론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사사키 로키가 치바롯데 마린스에 의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포스팅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 2019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치바롯데의 선택을 받은 사사키는 지난 4시즌 동안 64경기에 등판해 29승 15패 평균자책점 2.10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 2022년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퍼펙트게임을 달성,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의 우승에 힘을 보탠 사사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LA 다저스에 입단하게 되면서 일본 최고의 투수로 불려왔다.
이런 사사키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미 지난 겨울 한차례 빅리그 입성 의사를 드러냈으나, 치바롯데가 허락하지 않으면서 꿈을 이루지 못했는데, 이번엔 달랐다. 줄곧 부상으로 인해 단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한 것이 흠이지만, 올해 데뷔 첫 10승을 손에 넣게 되자, 치바롯데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사사키의 도전을 허락했다.
아직 23세에 불과한 사사키는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을 맺더라도, 큰 계약을 품에 안을 수 없다. 미국에선 25세 미만의 선수는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로 분류하는 까닭. 때문에 각 구단들도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사사키의 영입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한정돼 있다. 1월 16일 이후 사사키가 계약을 맺는다는 가정 속에서 최대 규모는 750만 달러(약 107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사사키와 치바롯데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자금력' 외적인 부분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어필을 통해 사사키에게 구애작전을 펼칠 수 있다. 비교적 모두가 공평한 상황에서 사사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행선지로는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좁혀져 있는 상황이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다저스의 경우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성사되지도 않은 지난해부터 이미 구두 계약을 맺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올해 치바롯데에서 짧지만 한솥밥을 먹었던 댈러스 카이클 또한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사사키의 에이전트인 '와써맨'의 조엘 울프는 "사실무근"이라며 펄쩍펄쩍 뛰고 있는 중이다.
샌디에이고와 연결고리가 생기고 있는 이유는 다르빗슈 유의 존재 때문이다. 사사키와 다르빗슈는 단 한 번도 같은 팀에서 선수 생활을 한 적은 없지만, 지난해 WBC에서 짧게 동행하면서 다르빗슈에게 많은 것을 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에도 사사키는 다르빗슈와 자주 연락을 주고 받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때문에 사사키가 샌디에이고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FA 최대어' 후안 소토가 전 세계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의 계약을 맺고, 윈터미팅을 이틀 앞두고 사사키가 포스팅되면서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는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시애틀 매리너스 제리 디포토 단장, 볼티모어 오리올스 마이크 일라이어스 단장,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A.J. 프렐러 단장과 마이크 쉴트 감독이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사사키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고, 현재 20구단 이상이 사사키의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시애틀 매리너스가 사사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전설' 스즈키 이치로를 앞세울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한 이치로는 시애틀에서만 14시즌을 뛰며 1861경기에 출전해 2542안타 99홈런 633타점 1181득점 517도루 타율 0.321 OPS 0.781의 성적을 남긴 레전드로 2019년 현역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은 뒤 현재는 시애틀 회장 특별보좌 겸 인스트럭터 역할을 맡고 있다.
미국 '시애틀 타임스'는 "사사키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많은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때문에 사사키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아는 이는 없다. 하지만 조엘 울프는 사사키에게 뉴욕과 같은 빅클럽 이외의 구단에서 뛰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며 "시애틀은 명예의 전당 투표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일본의 아이콘이자 매리너스의 전설인 스즈키 이치로가 협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본격적인 영입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연 시애틀이 이치로를 앞세워 사사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사사키의 영입에 관심이 있는 다른 팀들도 시애틀과 비슷한 작전을 짤 것으로 보인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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