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책임감을 나눠 갖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 78승 2무 64패 승률 0.549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페넌트레이스를 2위로 마치며 플레이오프(PO)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후 삼성은 LG 트윈스를 무너뜨리고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가장 높은 무대에서 KIA 타이거즈에게 무릎을 꿇으면서, '우승'이라는 목표 달성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이 과정에서 삼성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하게 된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바로 선발 마운드였다. '토종 에이스' 원태인과 데니 레예스를 제외하면 선발의 자리를 맡길 선수가 마땅치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올 시즌 28경기에 등판해 11승 6패 평균자책점 3.43으로 활약했던 코너 시볼드가 부상으로 인해 마운드에서 이탈한 점이 너무나도 뼈아팠고, 단기전에서 네 번째 선발 투수가 없다는 점도 치명적이었다.
이에 삼성이 지난 6일 움직임을 가져갔다. 삼성은 지난 2023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해 11승 8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 올해 10승 8패 평균자책점 3.36의 성적을 남기는 등 2시즌 동안 21승 평균자책점 3.01의 성적을 남긴 아리엘 후라도에게 10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를 모두 보장하는 조건으로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삼성은 4년 총액 70억원(계약금 24억원, 연봉 합계 34억원, 인센티브 12억원)의 계약을 통해 지난 2015년 넥센 히어로즈의 1차 지명을 받고 통산 9시즌 동안 217경기에 등판해 78승 58패 평균자책점 4.36의 성적을 남긴 최원태까지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삼성은 데니 레예스-아리엘 후라도-원태인-최원태로 이어지는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모든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만, 특별한 마이너스 없이 올해보다 더 나은 전력을 구축한 삼성은 내년에도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강력한 후보. 어쩌면 올해 이루지 못한 '우승'까지도 노려볼 수도 있게 됐다. 지난 10일 '2024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최고의 투수로 선정된 원태인 또한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시상대에 오른 원태인은 '마운드가 탄탄해졌다'는 질문에 "올해 마무리가 아쉬운 시즌을 보냈기 때문에 사장님이 욕심이 생기셔서 '우승을 만들어보자'고 하셨는데, 전력 보강이 잘 된 것 같다"며 "내년에는 우승으로 시즌을 끝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2025시즌의 목표를 드러냈다.
시상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원태인의 기대감은 변함이 없었다. 그는 "후라도가 온 것도 좋지만, 코너도 좋은 선수였다. 때문에 마운드는 항상 좋다고 생각했는데, 최대어 최원태 선수를 품었기 때문에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투수가 부족해서 많이 힘들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가을야구를 하게 된다면, 우리에게 유리한 점이 있지 않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최원태와 후라도가 합류한 것은 분명 반가운 요소지만,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에는 변함이 없는 만큼 원태인은 자칫 들뜰 수 있는 마음을 다잡았다. 원태인은 "내 입장에선 달라질 것이 없다. 해야 할 일은 똑같기 때문이다. 책임감을 나눠 갖는 것도 말이 안 된다"면서도 "팀으로서는 당연히 플러스 요인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똑같이 피칭을 하다 보면 서로 시너지 효과가 나면서 팀 성적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원태인 "우승의 맛을 본 팀이 우승에 대한 욕심이 더 크다고 하지만, 그 문턱 앞에서 실패를 맛본 팀도 그에 못지않게 욕심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이를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우리 사-단장님께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 메시지가 선수들에게 전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내년에는 꼭 우승을 해보고 싶다. 국가대표를 제외하면 중학교 시절 이후 우승을 해본 적이 없다. 아버지, 형과 함께 했던 중학교 3학년 때가 마지막 우승이다. 홀로서기를 한 뒤에는 우승이 없기에 꼭 한 번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원태인은 개인을 위해서, 팀을 위해서라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기 전 우승을 해보겠단 각오다. 이유는 향후 2년간 눈에 띄는 발전을 이뤄낸 뒤 해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 뜻을 갖고 있는 까닭. 그는 "솔직히 포스팅 욕심은 없다. 아직 레벨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2년 동안 조금 더 발전이 된다면, FA가 되는 해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