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가 만약 여름에 조상우 트레이드를 했다면.
KIA 타이거즈가 지난 여름 선발투수들의 줄부상으로 불펜 과부하가 극심할 때, 내부적으로 조상우 트레이드를 고려했던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 KIA는 고려만 하고, 키움에 문의 정도만 하는 수준에 그쳤다.
KIA는 당시 내부자원들로 통합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고 계산했다. 실제 불펜 사정이 어려웠지만, 기존 투수들과 타선의 막강한 힘으로 선두를 좀처럼 빼앗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2위 자격으로 KIA에 승부를 걸어올 때마다 KO시켰다.
결정적으로 키움에 내줘야 할 대가가 부담스러웠다. 키움은 조상우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으면서 트레이드 파트너 구단의 2025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원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미 키움은 지난해 최하위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었다.
만약 KIA가 지난 여름에 조상우를 영입하면서 2025년 1라운드 지명권을 키움에 넘겨줬다면, 결과적으로 KIA가 뽑은 2025 1라운드 5순위 우완 김태형이 키움에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럴 경우 키움은 정현우, 김태형에 NC 다이노스에 김휘집을 내주고 받아온 1라운드로 김서준까지 3명의 특급 유망주를 영입할 수 있다는 의미.
물론 실제로 키움이 1라운드 5순위 지명권을 가졌다면 어떤 선수를 지명할지 모르지만, 이론상 정현우+김태형+김서준을 한꺼번에 영입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김태형은 KIA가 내년에 당장 1군에서 백업 선발투수로 쓸 가능성을 열어놓을 정도로 잠재력이 좋은 예비 신인이다.
그러나 KIA는 당시 1라운드 지명권을 희생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통합우승까지 일궈내면서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그런데 KIA가 이번 우승으로 2026 신인드래프트에선 무조건 10순위만 갖는다. KIA는 스카우트팀이 내부적으로 2026년 드래프트를 시뮬레이션 한 결과, 그래도 10순위라면 데미지가 덜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KIA가 조상우 트레이드를 결심한 계기 중 하나가 됐다. KIA는 조상우를 영입하면서 2026년 1라운드 10순위, 4라운드 10순위 지명권을 키움에 넘겼다.
이범호 감독은 전화통화서 “그땐 순번 자체가 좋은 선수, 앞 순번이었다. 그걸 내주기엔 부담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10번째, 40번째면 덜하다고 본 것 같다. 우리도 기존에 좋은 선수가 많이 있다. 단장님과 저, 모든 사람의 생각이 맞아떨어져서 트레이드를 하게 됐다”라고 했다.
조상우 영입이 너무 기쁜 이범호 감독이다. “어떤 팀이든 전력보강은 가장 중요하다. 단장님과 제가 어떻게 하면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지 매번 얘기한다. (장)현식이가 나간 입장에서 (김)도현이나 (황)동하를 불펜에 넣어야 하는 상황이라서 고민된다고 단장님에게 말했고, 의견을 주고받고 있었다”라고 했다.
이제 이범호 감독이 오롯이 결정해야 할 행복한 고민이 생겼다. 조상우의 보직이다. 팀에 검증된 마무리가 조상우와 정해영까지 2명이다. 8~9회를 철벽으로 만들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투수코치님 생각도 있을 것이고, 수석코치님은 조상우와 시즌을 많이 보내봤다. 얘기를 나눠보고 결정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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