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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배우 송중기와 대중의 핀트가 거듭 엇나갔다.
송중기는 최근 서울 메가박스 성수에서 진행된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마지막 GV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특별 게스트로 자리한 배우 이성민은 "주차장이 텅텅 비어 있어서 마음 아팠다. 극장에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극장에 관객이 없을 때 배우들은 참 힘들다. 특히 그런 기간에 영화를 개봉하면 정말 죽고 싶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오늘 GV를 끝으로 '보고타' 홍보 일정은 완전히 끝이 났다. 선배님 말씀처럼 한국 영화가 너무 어려운 상황이다. 영화가 극장에 걸리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상황이다. 저도 영화를 위해 어느 때보다 열심히 홍보했다. 알리고 싶었고 예쁘게 보이고 싶었다. 부족하고 욕을 먹더라도 이 상황을 좋게 해보려고 노력했는데... 영화를 봐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울컥했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보고타'는 17일 기준 누적관객수 40만을 웃돌며 사실상 흥행 참패를 맛봤다. 이대로면 손익분기점 300만에 턱없이 못 미칠 전망이다. 한국 영화계 전반의 침체는 사실이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 개봉한 '하얼빈'은 400만 이상 관객을 모았다. 650만 손익분기점에 도달할지는 미지수지만, 나름 관객들의 표심을 이끌었다.
송중기는 '화란' '로기완' '보고타'에 이르기까지 연이은 실패를 맛봤다. '빈센조' '재벌집 막내아들' 등 드라마 판에서는 통했지만, 영화는 전멸이다. 3연패도 쓰라린데, 홍보를 위해 나선 예능에서조차 비호감 이미지를 적립하니 눈물이 안 날 수가 없다.
앞서 송중기는 최화정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아내 케이티의 요리 실력을 자랑했다. 문제가 된 건 '걔도 대단하다' '기특하다' 등 아내를 하대하는 듯한 말투였다. 누리꾼들은 "아무리 국제 커플이라도 아내를 '걔'라고 지칭하는 건 처음 본다" "가부장적으로 보인다" "내내 밥 타령" "일부러 더 과시하는 것 같다" "입만 열면 깬다"며 반감을 드러냈다. 이후 '냉장고를 부탁해' '더 시즌즈-이영지의 레인보우' '살롱드립' 등에 출연하며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어필했지만,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설상가상 GV에서 흘린 눈물까지 여론은 싸늘하다. '보고타' 참패의 결정적인 이유는 "개연성 없다" "산만하다" "뻔한 전개" "연기조차 엉성하다"는 실관람평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작품이 아쉽다는 여론은 뒤로 한 채 한국 영화계의 어려움만을 토로하는 송중기의 모습은 대중의 공감을 사지 못했다. 특히나 사회적 경제적으로 성공한 연예인의 '투정'을 포용할 만큼 여유 있는 사회가 아니다. '홍보에 들인 노력 대비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송중기의 발언은 일각에서 "자기 연민" "투정" 등 비호감으로 자리매김했다.
송중기는 스마트하면서 부드러운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배우로서 영역을 넓히는 도전은 높이 산다만, 최근 내놓은 영화는 줄줄이 어둡고 마초적인 장르였다. 인간 송중기를 엿볼 수 있는 자리에서도 '가부장적' '자기 연민'이라는 인상을 주니 대중의 니즈와 동상이몽이 생길 수밖에 없다.
흥행 참패의 아픔은 더 좋은 작품으로 회복하면 된다. 그러나 말 한마디가 긴 꼬리표로 남는 세상이다. 인간 송중기가 초래한 이미지 타격은 다음 작품에도 결코 좋은 자양분이 되지 못하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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