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18세 모리이 쇼타로, 애슬레틱스와 계약
NPB 드래프트 거쳐야 하는 관습 타파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최고 153km/h의 강속구를 던지고 고교 통산 45개의 홈런을 쳤다. '제2의 오타니' 모리이 쇼타로(18)가 메이저리그 애슬레틱스에 입단했다. 모리이의 행보에 일본 야구계가 술렁이고 있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17일(이하 한국시각) "모리이 쇼타로가 일본 야구 선수를 위한 희귀한 길을 개척했다"고 전했다.
모리이는 16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총 176만 500달러(약 25억 6000만원)의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은 151만 500달러(약 220억원)이며 학업 보조금으로 25만 달러(약 3억 6000만원)을 추가로 받는다. 151만 500달러는 일본프로야구(NPB)에 출전하지 않고 미국 무대에 직행한 선수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디 애슬레틱은' "모리이는 오클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이는 일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오기 전에 먼저 NPB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30년 간의 문화적 규범에 도전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일본 에이전트는 "문화와 리그 관점에서 압력이 너무 커서 일본 최고 아마추어 선수들은 NPB 드래프트를 우회하지 않는다"라면서 "향후 하이레벨 유망주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는 것은 흥미롭다"라고 전했다.
노모 히데오 이래로 메이저리그로 향한 대부분의 일본 선수들은 NPB를 거쳐 갔다. '디 애슬레틱'은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오기 전 NPB에서 뛰도록 강요하는 규칙은 없었지만, 국내외에서 모두 이해되는 문화적 기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디 애슬레틱'은 투수 타자와 준이치가 이런 규범에 도전한 최초의 선수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타자와는 NPB 드래프트에서 떨어진 뒤 사회인 야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다시 NPB 드래프트 신청서를 낸 뒤, 갑자기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며 NPB 구단들에게 자신을 뽑지 말라고 했다. 타자와의 행보를 두고 메이저리그 구단과 템퍼링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결국 타자와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했다. 이후 'NPB 드래프트에 참여하지 않고 해외에서 뛰는 일본 아마추어는 귀국 후 최소 2년 동안 NPB에서 뛸 수 없다'는 타자와 룰이 생겼다. 타자와 룰은 2020년 폐지됐다.
'디 애슬레틱'은 "(타자와 룰이 생긴 후) 일찍 빅리그 도전을 타진한 일본 선수는 메이저리그 꿈이 좌절되면 조롱을 받고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전했다. 익명의 일본 에이전트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일본에) 잔류하라는 엄청난 압력이 여전히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이것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상황이 변화고 있다. 고교 통산 140홈런을 친 대형 유망주 사사키 린타로는 2024년 NPB 드래프트에 참여하지 않고 스탠퍼드 대학에 진학했다. 사사키는 2026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 참여할 예정이다.
그리고 모리이가 NPB 드래프트를 건너뛰고 애슬레틱스와 직접 계약을 맺은 것으로 방점을 찍었다. 모리이 이후 일본 아마추어 선수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한편 모리이는 미국 '베이스볼 아메리카(BA)'가 선정한 국제 아마추어 랭킹 25위 유망주다. 'MLB.com'은 "이도류의 충격적인 잠재력 덕분에 모리이는 NPB 드래프트에서 10순위 내에 지명받을 것으로 예상됐다"고 전했다.
댄 페인스타 단장보좌는 "오늘은 우리 구단의 역사적인 날이다. 모리이는 우리 팀과 계약을 첫 일본인 고등학교 선수이자 몇 안 되는 케이스"라며 "모리이가 이번 봄 마이너리그 시스템을 통해 어떻게 투구하고, 타격을 할지 지켜보는 것이 정말 기대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모리이는 향후 3년 내에 메이저리그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리이는 자신의 롤모델로 투수는 제이콥 디그롬(텍사스 레인저스), 타자로는 엘리 데 라 크루즈(신시내티 레즈)를 꼽았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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