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아빠가 월세도 저보고 내래요.”
KIA 타이거즈 학구파 좌완 스리쿼터 곽도규(21)는 지난해 말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를 통해 자취방을 공개했다. 특유의 감성이 잘 드러났다. 그런데 곽도규의 아버지는 지난해 3300만원을 받은 아들의 경제생활이 빡빡할 것을 걱정해 아들의 월세를 대신 내줬던 것 같다.
곽도규는 자신은 물론 아버지도 기뻐할 정도의 연봉협상 결과를 받았다. 263.6%. 구단 투수 최고 인상률을 기록하며 1억2000만원을 받게 됐다. 파격적인 인상이다. 그만큼 작년에 야구를 잘 했다. 71경기서 4승2패2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3.56.
곽도규는 공주고를 졸업하고 2023년 5라운드 42순위로 입단했다. 왼손 스리쿼터라는 희소성이 있다. 신인 시절에는 제구에 기복이 심했다. 그러나 와인드업을 버리고 세트포지션으로만 투구하면서 제구가 잡혔고 커맨드가 되기 시작했다. 투심이 140km대 후반까지 나온다. 투심, 슬라이더 위주에 커브를 섞는 스타일.
곽도규는 “코어 운동의 비중을 늘렸고, 작년에 사용하다 멈췄던 커브를 다시 사용할 계획이다. 데이터 분석팀과 얘기를 나눴다. 피치터널을 바꾼 ABS에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 그 생각이 맞는지 바꿔야 하는 게 있는지 살펴볼 생각”이라고 했다.
특히 커브 사용 빈도 증가 계획에 대해선 “전반기가 끝나고 투심과 잘 어울리는 커브 사용을 늘리는 게 낫다 싶었다. 데이터에 그렇게 나와서 사용했고 잘 싸웠다. 무기가 하나 더 있으면 사용하지 않아도 타자의 생각을 하나 더 늘리는 것이니까. 다시 연습할 생각”이라고 했다.
ABS가 낮게 다시 설정됐다. 곽도규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 공이 휘고 옆으로 떨어지는 투심을 주로 사용하니까. 1cm가 낮아지니 운 좋게 걸리는, 운이 내 편이 되지 않을까 싶고 작은 변화라도 있으면 주위와 상의해서 어떤 방향을 가져가야 타자를 이길지 생각해보겠다. 좋은 변화”라고 했다.
연봉 얘기가 나오자 웃음이 나왔다. 곽도규는 “동기부여가 확실히 생겼다. 열심히 해야겠다 싶다. 행복한 숫자인 것 같다”라고 했다. 갑자지 행복한 고민도 드러냈다. 그는 “건강보험에 연금도 내야 하는데 아빠가 월세도 저보고 내라고 해서…작년까지 내줘서 10년간 생색 내겠다고 하시더라”고 했다.
곽도규는 이제 작년의 성적을 애버리지로 만들 수 있는 꾸준함이 필요하다. 억대연봉에 걸맞은 활약을 이어갈까. “잘하다가 과한 생각 때문에 고꾸라졌다. 어떻게 하면 꾸준함을 가져갈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안 좋은 점을 보는 것보다 좋은 걸 어떻게 유지하나 싶다. 정재훈 코치님이 내 마인드를 많이 바꿔줬는데 올 시즌에도 많은 도움을 얻으려고 한다”라고 했다.
인천공항=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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