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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자랑스럽다, 정말 대단하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다르빗슈 유는 2일(이하 한국시각) 팬 페스트에 참가했다. 그리고 현지 취재진들과 인터뷰에서 '전설' 스즈키 이치로를 리스펙했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는 지난달 22일 2025년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251승'의 C.C. 사바시아와 '422세이브' 빌리 와그너와 함께 스즈키 이치로가 헌액됐다. 하지만 BBWAA 발표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것은 명예의 전당 입성자가 아니었다. 바로 이치로의 만장일치 여부였다.
이치로는 지난 1991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오릭스 버팔로스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 9시즌 동안 951경기에 출전해 1278안타 118홈런 529타점 658득점 199도루 타율 0.353 OPS 0.943이라는 성적을 남긴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2001시즌에 앞서 시애틀 매리너스와 손을 잡으며 꿈을 향해 한 발짝 나아갈 수 있게 됐다.
이치로의 데뷔 첫 시즌은 압권 그 자체였다. 157경기에 출전한 이치로는 무려 242개의 안타를 몰아치는 등 8홈런 69타점 127득점 56도루 타율 0.350 OPS 0.838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에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타이틀과 함께 정규시즌 MVP로 선정됐고, 안타와 도루, 타율에서 1위에 오른 것과 올스타 선정, 실버슬러거, 골드글러브 수상은 '보너스'였다.
이후 이치로는 승승장구의 길을 걸었다. 이치로는 데뷔 첫 시즌을 포함해 10년 연속 200안타, 골드글러브 수상, 올스타로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고, 이후 뉴욕 양키스와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시애틀로 복귀, 2019시즌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에서 남긴 성적은 19시즌 동안 2653경기에 출전해 3089안타 117홈런 780타점 1420득점 509도루 타율 0.311 OPS 0.757이었다.
일본에서 9시즌을 뛰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3000안타를 넘어선 만큼 이치로의 명예의 전당 입성은 굳이 투표를 진행하지 않아도 확정적일 정도였다. 그렇기에 시선은 만장일치의 여부로 향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치로의 만장일치 명예의 전당 헌액은 성사되지 않았다. 394명 중에서 1명이 이치로에게 반대표를 던진 까닭. 때문에 이치로는 마리아노 리베라, 데릭 지터에 이어 역대 3위 득표율(99.746%)를 기록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메이저리그는 들끓었다. BBWAA에 소속된 기자들은 이치로에게 반대표를 던진 1명을 찾아 나섰다.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반대표를 던진 인원은 앞으로 나와라'고 분노했고, 미국 ESPN'의 버스터 올니는 "이치로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사람이 이유를 어떻게 말할지 흥미롭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의 데릭 굴드는 "투명성은 책임감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이치로의 반응은 차분했다. 이치로는 "한 표가 부족해서 오히려 다행이다. 인생은 늘 불완전하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불완전한 것이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후에도 "내가 표를 받지 못한 한 명의 기자가 있다. 나는 그를 내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 우리 함께 술을 마시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싶다"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선수들도 잇따라 경의를 표했다. 지난해 전 세계 야구계 최초로 50홈런-50도루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작성한 오타니는 2일 팬 페스트에서 이치로의 명예의 전당 입성과 관련된 질문에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일본인 야구 선수 선배로서 자랑스럽다"며 "후배 입장에서 선배가 해온 일이 이렇게 좋은 평가를 받아 정말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서만 12시즌을 뛰며 110승을 수확 중인 다르빗슈 또한 마찬가지였다. 다르빗슈는 "정말 훌륭하다. 모두 (이치로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일본 야구계에 있어서 정말 큰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다르빗슈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 것은 '왜 100%가 아닌가'라는 부분에 대해 말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이치로 선배의 대단한 점이라 생각한다"고 혀를 내둘렀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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