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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가 승부수를 던졌다. 상습 마약 투약 혐의로 물의를 빚었던 배우 유아인이 분명 있지만, 또 철저히 없다.
'승부'는 지난 17일 오는 3월 26일 개봉을 확정하고 공식 포스터를 공개했다. 공개된 포스터에는 바둑기사 조훈현을 연기한 이병헌의 모습이 담겼다. 이틀 뒤 베일을 벗은 공식 예고편에는 이병헌과 함께 조연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김강훈이 등장했다. 어디에도 '투톱' 주연 유아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럴 수밖에 없다. 당초 '승부'는 2021년 크랭크업해 2023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유아인의 마약 스캔들로 2년간 개봉이 연기됐다. 이른바 '창고 영화'로 전락했던 '승부'는 바이포엠스튜디오가 배급을 맡은 뒤에야 빛을 보게 됐다.
그 사이 유아인은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1년과 벌금 200만원, 추징금 154만여원, 80시간의 약물치료 강의 등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던 유아인은 18일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되며 석방됐다.
공교롭게도 '승부' 개봉일 확정, 공식 예고편 공개와 각각 하루 차이가 난다. 그렇게 '승부'는 구속 5개월 만에 풀려난 유아인의 복귀작이 됐다. 석방일을 기준으로 잡자면 한 달만 초고속 복귀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유아인은 '승부' 홍보에서는 배제됐다.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인터뷰 등 홍보활동에 모두 함께하지 않는다. 관련 계획 역시 전혀 없다. 추후 공개될 추가 포스터와 예고편에도 당연히 등장하지 않는다. 로그라인에서조차도 유아인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앞서 바이포엠스튜디오가 배급을 맡았던 '소방관'을 언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소방관' 역시 주연배우 리스크를 겪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이 한 차례 미뤄졌던 '소방관'은 곽도원의 음주운전으로 또 한 번 개봉이 연기됐다. 크랭크업 이후 4년만 개봉을 알리고서도 곽도원의 음주운전 2년만 스크린 복귀작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우여곡절 끝에 개봉하며 '소방관'이 택한 것은 철저한 곽도원 지우기였다. 포스터, 예고편, 스틸컷 그 어디에서도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홍보 일정 역시 모두 제외됐다. 크렛딧에서도 출연진 중 두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곽경택 감독은 제작보고회와 언론 인터뷰 등에서 "아주 밉고 원망스럽다"며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 결과 '소방관'은 관객 385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손익분기점 250만명을 훌쩍 넘긴 수치다. 물론 배우들의 열연,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 포인트 등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곽도원이 노출되지 않았기에 '소방관'에 대한 거부감이나 잡음이 줄어들지 않았겠냐는 해석 또한 일리가 있다.
'승부'도 '소방관'처럼 촬영을 모두 마친 뒤 '주연 배우 리스크'라는 날벼락이 떨어졌다. 과연 '승부' 또한 '소방관'처럼 무사히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올봄 관객들이 극장에서 '승부'를 선택할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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