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하루! 이런 모습 많이 볼 수 있을 거야" 1597승 명장, 이정후의 활약에 활짝 웃었다 [MD서프라이즈]

[마이데일리 = 서프라이즈(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환 기자] "오늘 정말 성공적인 하루였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는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의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텍사스 레인저스와 원정 맞대결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2024시즌에 앞서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626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한 이정후.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한 선수에게 1억 달러가 넘는 대형 계약을 안겼다는 점에서 샌프란시스코가 얼마나 큰 기대를 안고 있는지 확인 할 수 있었지만, 이정후의 2024시즌은 불과 37경기 만에 종료됐다.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홈런성 타구를 잡아내는 과정에서 왼쪽 어깨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정후는 그라운드에 쓰러져 극심한 고통을 호소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재활을 통해 시즌 막바지 복귀를 노려볼 수 있었으나, 샌프란시스코와 이정후는 불안 요소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 외쪽 어깨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정후가 무려 286일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밥 멜빈 감독은 시범경기 첫 경기가 원정이었던 까닭에 출전 의사를 물었다. 라이브BP 과정에서 투수와 타자 간의 거리 감각 등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느낀 이정후는 최대한 많은 타석에 들어서며 감각을 끌어올리기를 희망했고, 텍사스 레인저스와 맞대결의 출전을 희망했다.

지난해 이정후는 주로 '리드오프'의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멜빈 감독은 최근 취재진과 인터뷰를 통해 이정후의 타순 변화를 암시했다. 물론 타순 변화가 확정된 것은 아니었지만, 시범경기를 통해 이정후에게 3번의 역할을 맡겨보겠다는 뜻을 드러냈고, 이정후는 첫 경기부터 3번에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익숙한 자리에서 이정후는 빛났다.

분명 라이브BP에서는 투수의 공을 제대로 건드리지도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던 이정후는 이날 첫 번째 타석에서 텍사스 선발 타일러 말리를 상대했다. 말리는 메이저리그 통산 8시즌 동안 33승을 수확한 투수. 하지만 이정후의 적수가 되진 않았다. 이정후는 말리의 초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 높은 코스로 형성되자, 그야말로 벼락같은 스윙을 통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시켰다. 타구 속도는 무려 105.1마일(약 169.1km).

이뿐만이 아니었다. 수비에서는 장타로 이어질 수 있는 타구를 지워냈다. 1회말 텍사스 선두타자 에반 카터가 친 타구가 103.7마일(약 166.9km)의 속도로 뻗어나갔다. 이때 이정후가 타구를 쫓았고, 어느새 펜스와 근접하게 됐다. 지난해 5월 부상을 당하는 장면이 오버랩 될 수 있는 순간. 하지만 이정후는 펜스와 거리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으로 타구를 지워냈다. 그리고 기자실에서 이정후의 수비에 대한 감탄이 쏟아졌다.

다만 이후 활약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정후는 두 번째 타석에서 몸쪽 낮은 코스의 스트라이크존을 한참 벗어난 슬라이더에 체크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1사 2루의 세 번째 타석에서는 1루수 땅볼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후에도 수비에서는 군더더기 없는 모습을 보였고, 5회 대수비와 교체돼 첫 번째 시범경기를 3타수 1안타로 마무리했다.

무려 286일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290일 만에 안타를 만들어낸 이정후의 활약. 사령탑은 어떻게 봤을까.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밥 멜빈 감독은 "오래 쉰 선수가 모든 공을 잘 보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첫 타석에서 초구에 안타를 쳤는데, 조금 시간이 필요할 수 있겠지만, 캠프에서 이런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정말 성공적인 하루였다"고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했다.

서프라이즈(미국 애리조나주)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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