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떻게 보면 김혜성(26)보다 억울하다. 시범경기서 불방망이를 휘둘렀지만, LA 다저스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LA 다저스는 12일(이하 한국시각)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시범경기를 마치고 3차 컷오프 명단을 발표했다. 도쿄행 비행기 티켓을 얻지 못한 마지막 선수는 김혜성과 바비 밀러, 지오바니 갤고스, 에디 로사리오, 데이비드 보티, 마이클 차비스, 달른 러싱이다.
김혜성과 밀러는 메이저리그 40인 엔트리에 있지만, 마이너리그 옵션이 적용됐다. 김혜성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다. 반면 갤고스, 로사리오, 보티, 차비스, 러싱은 마이너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 초청 명단을 받은 선수다. 메이저리그에 진입하지 못하고 마이너캠프로 갔다.
김혜성의 도쿄행 탈락, 마이너리그행만큼 눈에 띄는 선수가 보티다. 보티는 이번 시범경기 14경기서 30타수 12안타 타율 0.400 2홈런 9타점 7득점 OPS 1.171로 맹활약했다. 주 포지션은 3루지만, 2루와 1루로도 나섰다. 타격 성적만 놓고 보면 김혜성은 물론이고 도쿄에 못 가는 선수들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 다저스 주전들보다도 좋은 성적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마이너리거 계약을 맺은 마이너리거다. 스프링캠프 초청선수를 메이저리그 40인 엔트리에 넣으려면 기존 40인 엔트리 중 한 명을 방출해야 한다. 이제 다저스와 막 계약한 김혜성을 빼는 건 불가능하다. 초호화군단 다저스에서, 보티의 자리를 위해 FA 혹은 마이너계약 전환을 할 만한 선수도 없다.
스프링캠프 초청장을 받고 시범경기서 맹타를 휘둘렀으나 끝내 메이저리그에 진입하지 못한 사례는 수 없이 많다. 과거 황재균(37, KT 위즈)도 그랬다. 더구나 다저스라면…보티로선 억울하게 됐지만 할 수 없는 일이다. 다저스는 보티를 메이저리그에서 쓰지 못하는 걸 아쉬워할 이유도 없는 초호화군단이다.
보티로선 세월무상을 느낄 만하다. 2018년 시카고 컵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 작년까지 통산 421경기에 나선 내야수다. 심지어 2019-2020 오프시즌에 컵스와 5+2년 1500만달러(217억원) 보장계약을 맺은 선수였다. 그러나 이 계약을 맺고 별 다른 모습을 못 보여주면서, 컵스는 2024시즌을 끝으로 보티의 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다.
보티는 이제 다시 구단과 합의해 FA를 선언하거나 다저스 마이너리그에서 뛰게 된다. 김혜성과 트리플A에서 함께 뛸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은 김혜성이 당연히 상대적으로 콜업되기 좋은 신분이다. 보티가 다저스 트리플A에서 맹활약해도 메이저리그에 진입하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