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다운 저력 잃었다…'사즉생' 각오로 위기 대처해야"

이재용, 삼성 임원 교육서 '독한 삼성인' 주문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의 위기를 '생존의 문제'로 진단하며 삼성 임원들에게 '사즉생(死卽生)' 정신을 강조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전 임원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 회장 메시지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경기 용인에 위치한 인력개발원 호암관 글로벌홀에서 지난달 말부터 내달까지 전체 계열사 임원 2000명을 소집해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임원 대상 교육을 실시하다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2017년부터 세미나를 중단했다. 하지만 올해 삼성이 전방위적 위기에 휩싸이자 이를 9년 만에 부활시켰다.

교육에서는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과 고 이건희 선대회장 등 오너 일가의 경영 철학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여기에는 이재용 회장의 기존 발언들과 함께 올해 초 신년 메시지로 내놓으려고 준비했던 내용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영상에 이 회장이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다.

이 회장은 영상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삼성이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 회장은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요한 것은 위기라는 상황이 아니라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라며 "당장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이 회장은 그간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 경쟁력을 강조해왔다.

또 세미나에 참석한 임원들은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고 새겨진 명함 크기의 크리스털 패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낸 삼성전자의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서 따르면 지난해 D램과 TV, 스마트폰 등 회사의 주력 사업 부문 점유율이 모두 떨어졌다.

지난해 삼성전자 TV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8.3%로 전년(30.1%)보다 하락했다. D램 점유율은 2023년 42.2%에서 2024년 41.15%로, 스마트폰은 19.7%에서 18.3%로 각각 감소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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