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투수를 지켜볼 시간이 부족하다.”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타자 야시엘 푸이그(35)는 메이저리그 시절 리드오프 경험이 있긴 하다. 그러나 많지 않다. 올해 키움에서 사실상 붙박이 리드오프로 뛴다. 현대야구가 타순에 따른 전통적 역할론이 희미해진 게 사실이다.
단, 1회만큼은 리드오프가 전통적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경기 시작과 함께 타석에 들어가니 되도록 후속타자들에게 선발투수의 공을 많이 볼 수 있는 시간을 줄 필요가 있고, 선발투수의 구위 탐색의 시간도 갖는 게 좋다.
그런데 1회초 수비를 하고, 곧바로 1회말 시작과 함께 타석에 들어가려면 시간이 은근히 촉박하다. 다소 정신없이 야구를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이게 익숙하지 않은 선수에겐 적응의 이슈가 돼 버린다. 푸이그가 딱 그런 상황이다.
그런 푸이그는 4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서 1-0으로 앞선 7회말 1사 만루서 우완 김진호의 바깥쪽 145km 포심을 밀어서 우중월 그랜드슬램으로 연결했다. 2022년 4월12일 고척 NC전 이후 KBO에서 3년만에 만들어낸 그랜드슬램.
역시 푸이그는 해결사임이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NC는 에이스 로건 앨런을 푸이그 타석에서 뺀 게 패착이었다. 이날 푸이그가 로건의 공을 비교적 잘 공략했고, 로건의 투구수도 115개에 이르러 교체 시점이 되긴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푸이그가 이호준 감독의 투수교체를 철저히 응징했다.
푸이그는 “만루 상황서 욕심내지 않고 인플레이 타구만 만들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는데 홈런이 나와 기쁘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았는데 좋은 스윙이 나온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 오윤 타격코치님의 조언도 주효했다. 조언대로 직구를 대비했는데 좋은 타구로 이어졌다”라고 했다.
리드오프의 애환을 드러냈다. 푸이그는 “선두타자는 경기 초반 투수를 지켜볼 시간이 부족하다. 다른 타자들은 대기 타석에서 투수의 공을 볼 수 있지만, 1번 타자는 바로 타석에 서야 한다. 1번 타순 경험이 많지 않지만 주어진 역할은 출루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한다. 뒤에 루벤 카디네스나 송성문 등 좋은 타자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믿고 출루에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항상 경기장을 찾아와 응원해 주는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푸이그는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플레이할 것이며, 팬들과 함께 더 많은 승리를 만들고 싶다. 지난 2년 동안 10위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다르다. 반드시 가을야구를 팬들과 함께할 것이다”라고 했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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