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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에서만 무려 121홀드를 쌓은 '셋업맨' 구승민이 사실상 다시 캠프를 치른다. 떨어진 구속을 회복하고 경쟁력을 되찾기 위함이다.
구승민은 지난 2013년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52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8시즌부터 본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구승민은 2020년 57경기에 등판해 5승 2패 20홀드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한 이후 2023년까지 KBO리그 역대 두 번째 4년 20연속 20홀드를 수확하며 대기록을 작성했고, 롯데에서 데뷔해 '유일'하게 100개가 넘는 홀드를 손에 넣는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둔 지난해는 구승민에게 악몽이었다. KBO 역대 최초로 5년 연속 20홀드를 노리고 있던 구승민은 시즌 초반부터 부진하는 등 66경기에 등판했으나, 5승 3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84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5년 연속 두 자리수 홀드를 기록한 만큼 구승민은 FA를 선언했고, 롯데와 2+2년 총액 21억원의 계약을 맺고 잔류했다.
이 과정에서 구승민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옵션을 포함시켰다. 2시즌을 뛴 후 옵트아웃을 통해 새로운 행선지와 계약을 물색할 수 있게 한 것. 2024시즌의 부진을 반드시 털어내고, 좋았을 때의 폼을 되찾겠다는 각오였다. 그런데 올 시즌 구승민의 모습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심상치 않았다. 구승민은 지난달 23일 LG 트윈스와 개막 시리즈에서 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4실점(4자책)으로 주저앉았다.
구승민의 가장 큰 매력포인트는 150km에 육박하는 패스트볼과 낙차 큰 포크볼을 앞세워 타자를 윽박지르는 것. 하지만 당시 구승민의 최고 구속은 144km에 불과했다. 정규시즌 첫 등판이었지만, 이미 시범경기에서 세 차례 마운드에 오른 것을 고려했을 때 최고 구속이 144km에 머물렀다는 점은 구승민에게 몸 상태의 문제가 있거나, 컨디션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는 등 무언가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이에 롯데는 지난달 26일 구승민을 1군에서 말소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김태형 감독은 구승민을 말소한 직후 "구승민은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투수가 아니다. 힘으로 밀고, (포크볼로) 확 떨어뜨려야 하는데…"라며 2년 연속 시즌 초반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인 구승민을 향한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2군으로 내려간 구승민은 지난 2일 NC 다이노스 퓨처스팀을 상대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결과는 또다시 좋지 않았다. 1이닝 동안 2피안타(1피홈런) 1실점(1자책)으로 부진했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구승민을 당분간 마운드에 올리지 않을 뜻을 밝혔다. 2군에서 처음부터 다시 몸을 만들게 하겠다는 것이다.
사령탑은 "(구)승민이는 2군 투수코치에게 전화를 해서 '경기에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다시 준비를 하라'고 했다. 구속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 경기 나가는 것이 구승민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 경험이 없는 투수도 아니지 않나. 본인은 '괜찮다'고 던졌는데, 구속이 안 나오는 것을 보면 훈련에 중점을 둬서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즉,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이닝을 던졌지만, 몸 상태에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면 떨어진 구속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다시 몸을 만들고,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사령탑은 '캠프를 한 번 더 치른다고 봐야하나'라는 물음에 "그건 본인이 하면서 투수코치와 야기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롯데는 구승민이 부진하면서 2군으로 내려갔지만, 지난해와 같은 상황은 아니다. 이번 겨울 트레이드를 통해 '셋업맨' 정철원을 영입했고, '영건' 정현우, 박진, 박준우, 송재영, 김강현 등의 젊은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구승민이 구속을 회복할 때까지 시간을 벌어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빨리 컨디션을 회복하면 좋지만,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대신 1군의 부름을 받을 땐 좋았을 때의 폼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 전재조건이다.
구승민은 롯데에선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그만큼 지금까지 핵심적인 역할을 해준 선수. FA 계약 조건에서 보여준 마음가짐과 각오를 보여줘야 하는 해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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