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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모레(6일)엔 그런 모습 보이면 안 돼"
두산 베어스 김유성은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3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1⅔이닝 동안 투구수 44구, 3피안타 3볼넷 1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지난 202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9순위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은 김유성은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뿌릴 수 있는 재능을 갖추고 있지만, 늘 제구력이 그의 발목을 잡아왔다. 데뷔 첫 시즌에는 7경기에서 6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무려 12개의 볼넷을 허용했고, 지난해에도 17경기에서 28이닝을 던지는 동안 사사구가 무려 28개에 달했다. 매 이닝 1개씩의 볼넷 또한 몸에 맞는 볼을 내줬던 셈이다.
하지만 지난 겨울과 이번 봄을 통해 김유성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시범경기에서 김유성은 2경기에 등판해 7이닝을 던지는 동안 사사구는 3개로 줄어들었고,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하며, 경쟁자 최원준을 제치고 두산의 5선발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시즌 첫 등판에서 김유성은 KT 위즈를 상대로 4점을 헌납했지만, 5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7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나쁘지 않은 투구를 펼쳤다.
그런데 두 번째 등판부터 김유성의 고질병이 재발하기 시작했다. 의도치 않게 오랜 휴식기를 갖게 된 김유성은 지난 3일 키움 히어로즈를 사앧로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5점차로 여유가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생산하지 못한 채 2개의 볼넷을 내주며 무너졌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4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사실 던질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되면 너무 오래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등판하게 됐다"고 설명하며 "제구 난조가 어제(3일) 나와서 다행이다. 미리 했다고 생각하고, 모레(6일) 경기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사령탑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날 김유성은 최고 153km의 빠른 볼을 뿌렸으나, 제구가 되지 않는 볼은 무용지물이었다. 김유성은 총 44구를 던지는 동안 볼은 19구, 스트라이크는 25구에 불과할 정도로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유성은 1회 경기가 시작된 후 첫 타자 전준우를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경기를 출발했다. 이후 정훈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나승엽을 3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나쁘지 않은 투구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후 김유성이 제구 난조를 겪기 시작하더니, 빅터 레이예스에게 볼넷을 내주며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유강남에게도 초구에 볼을 던지며 불리한 스타트를 끊더니, 3구째 149km 직구를 공략당해 좌익수 방면에 2타점 2루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그래도 김유성은 이어 나온 김민성을 2루수 뜬공으로 요리하며 이닝을 매듭지었는데, 결국 2회를 넘어서진 못했다.
김유성은 2회 선두타자 윤동희를 삼진 처리한 뒤 이호준에게 안타를 맞았다. 그리고 전민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고, 이어 나온 전준우를 상대로도 '영점'을 잡지 못하면서 연솔 볼넷을 기록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이승엽 감독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 사령탑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김유성을 강판시키고, 김명신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명신은 첫 타자 정훈에게 땅볼을 유도했고, 아웃카운트 1개와 1점을 맞바꿨다. 그러나 김명신도 나승엽에게 볼넷을 헌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하더니, 결국 레이예스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았고, 김유성의 실점은 5점까지 치솟으면서, 평균자책점 또한 7.20에서 12.79까지 대폭 상승했다.
표본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올해도 '제구'라는 숙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5선발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 김유성이 학폭 리스크까지 감수하면서 지명권까지 행사한 두산의 믿음에 부응할 수 있을까. 일단 시즌 초반의 흐름은 썩 매끄럽지 않은 모양새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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