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국제상공회의소 가격산정 미제출 시간 끌기
IMM PE “가치평가 보고서 제출해야 협상해”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마무리 단계이던 IMM PE와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분쟁 해결 판을 다시 엎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판정부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15일까지 풋옵션 가격 산정 보고서를 제출할지 확인해 달라고 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았다.
신 회장은 최근 국내 법원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자 협상 시간을 끌고 있다.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ICC가 내린 간접강제금 판정을 두고 신 회장이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편을 들어줬다. “간접강제금 부과는 ICC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다”고 판결한 것.
국제중재판정이 국내에서 효력을 가지려면 국내 법원의 중재판정 승인·집행 결정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앞서 지난해 12월 ICC는 신 회장에게 “30일 내 감정평가기관을 지정하고 풋옵션 가치 산정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 하루 20만달러 간접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판정한 바 있다.
이렇자 IMM PE는 즉각 서울중앙지방법에에 반한다며 항소했다.
IMM PE는 “ICC 중재판정부는 신 회장이 주주간계약에 따라 감정인을 선임하고 가치평가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고 법원도 이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IMM PE는 지난 2012년 주당 24만5000원으로 교보생명 지분 5.23%(2426억원어치)를 매입했다. 13년이 지난 현재 풋옵션 가격으로 주당 41만원을 제시했다. 근거로는 교보생명이 제시한 내재가치(EV) 평가금액을 들었다. 교보생명은 2018년 회사의 EV 평가금액을 43만원으로 산정한 바 있다.
교보생명은 국내 법원의 판결로 기한이 사라지면서 여유를 갖게 됐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싱가포르투자청(GIC)과 협의했던 가격을 바탕으로 IMM PE과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어피니티와 GIC는 지난달 23만4000원에 투자금을 회수했다.
IMM PE는 신 회장이 가치평가보고서를 제출해야만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ICC 판결에 따르면 신 회장이 보고서를 제출하고 해당 가격이 주당 41만원과 10% 이상 차이가 날 경우, 투자자가 선임한 기관이 평가기관 3곳을 선택한다. 신 회장이 이 중 1곳을 제3의 평가인으로 선택해 풋옵션 가격을 산정해야 한다.
교보생명이 IMM PE 측이 제기한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히면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떠안게 된다. 하루 20만달러의 간접강제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IMM PE 관계자는 “신 회장이 가치평가 보고서를 제출하고, 풋옵션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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