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종표가 희생플라이만 치길…”
KIA 타이거즈 나스타 나성범(36)은 15~16일 광주 KT 위즈전서 단 1개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시즌 초반 타격감이 좋았으나 서서히 떨어지던 상황. 17일 광주 KT전도 마찬가지였다. 9회 끝내기안타를 날리기 전까지 안타가 없었다. 오히려 1회 2루수 병살타를 기록할 정도로 최악의 흐름이었다.
KIA는 3-4로 뒤진 9회말 1사 2,3루 찬스를 잡았다. 1사 1루서 박찬호의 빗맞은 타구가 내야를 절묘하게 벗어나 KT 야수들이 없는 페어 지역에 뚝 떨어졌다. 그렇게 홍종표가 타석에 들어섰다. 이때 대기타석의 나성범은 “종표가 희생플라이만 치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냥 동점만 만들어라. 그러면 편안하게 뭐 연장을 가든 어떻게 되든. 솔직한 마음으로 그랬다”라고 했다.
홍종표가 1사 2,3루서 끝내기안타를 날리면 가장 좋고, 희생플라이를 쳐서 동점만 되길 바랐다. 오히려 1사 만루가 되면 병살타의 가능성도 있고, 자신이 최소 동점타를 만들어야 하는 부담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나성범은 최근 타격감이 안 좋았다.
그러나 KT 마무리 박영현이 크게 흔들리면서 스트레이트 볼넷이 나왔다. 1사 만루. 나성범이 썩 바라지 않던 상황이 현실이 됐다. 역적이냐, 영웅이냐. 역시 나성범은 영웅이었다. 아무리 타격감이 안 좋아도 나성범은 나성범이었다. 풀카운트서 가운데로 들어온 체인지업을 공략해 끝내기 2타점 우전적시타를 쳤다.
나성범은 “죽더라도 내 뒤에 (최)형우 형이 있으니까 삼진 먹더라도 그냥 자신있게 돌리고 나오자는 생각이었다. 공은 잘 보였다. 왔다 싶은 공이 파울이 나고 스윙이 나오니 생각이 많아졌다. 심플하게 하려고 했다. 초구에 헛스윙을 했지만, 어떻게든 공 보고 맞추려고 했다. 마지막엔 체인지업이 올 줄 몰랐다. 좀 밀려서 들어왔고 끝까지 배트를 내서 정확하게 치려고 했다. 사실 병살타를 염려했다.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가장 좋은 게 나왔다”라고 했다.
KIA는 9승11패다. 여전히 5할 승률이 안 되고, 하위권을 못 벗어난다. 나성범은 “시즌 하다 보면 여러 상황이 만들어진다. 매 경기 잘 칠 수는 없고, 최대한 투수들을 괴롭히려고 한다. 선수들이 한 경기, 한 경기에 대한 생각을 너무 많이 할 필요 없다. 아직 경기 많이 남았다. 1위팀도 5~60패한다. 미리 진다고 생각하고 나중에 이길 수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고, 그렇게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준다”라고 했다.
통상적으로 이런 경기가 나오면 좋은 분위기를 탄다. 아직 3연승이 없는 KIA로선 이번 주말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이 중요하다. 나성범은 “팀이 이겼기 때문에 이 분위기를 그대로 내일 가져가야 한다. 감독님이 자신감을 주고 편안하게 하라고 한다. 그래서 자신감이 생긴다. 감독님에게 감사하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