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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배우 겸 무속인 '순돌이' 이건주가 44년 만에 친모와 상봉했다.
22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서는 배우 겸 무속인 '순돌이' 이건주가 2살 때 헤어진 친모와 44년 만에 다시 만났다.
이날 이건주는 차로 2시간을 달려 친모가 살고 있는 강릉에 도착했다. 하지만 곧장 친모의 집으로 향하지 않고 바닷가를 산책하며 복잡한 마음을 정리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이건주는 "15년 전에는 내가 (어머니를) 안 만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다. 오히려 그 반대로 나를 안 만나고 싶을 수 있다. 그런 것에 대해, 겁이라고 하긴 그렇고 걱정은 했다"라고 털어놨다.
친모의 집 앞에 도착했지만 이건주는 아무 말 없이 그 앞을 맴돌기만 했다. 이건주는 "여기까지 왔네. 모르겠다. 이게 맞는 건지도 모르겠다"며 "저기까지는 못 들어갈 것 같다"라고 눈물을 보였다. 결국 이건주는 제작진에게 친모와 자리를 만들어줄 것을 부탁했다.
홀로 카페로 발걸음을 옮기는 자신을 두고 이건주는 "(엄마 집 앞까지) 왔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들어가지 못하고 망설이는 나 자신이 뭔가 좀 불쌍했다. 나 스스로"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렇게 이건주는 친모 집 앞 5분 거리에서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다.
다행히 이건주의 친모는 아들을 만나러 카페로 향했다. 44년 만에 아들을 본 친모는 "건주야, 엄마야"라며 오열하며 카페로 들어섰다. 이건주 또한 그런 친모를 뜨거운 포옹으로 맞이하며 다독였다. 친모가 "보고 싶었다"라고 말하자 이건주는 울컥하며 눈물을 참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건주는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다. 눈물은 나고 나도 마음이 울컥하긴 했는데 이게 대체 무슨 감정이지 싶었다"며 "내가 엄마를 그리워했던 것에 대한 눈물인가, 아니면 여태까지 속상했던 것에 대한 눈물인가, 안도의 눈물인가. 솔직히 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도 눈물은 나더라"라고 심경을 고백했다.
친모는 "얼굴 좀 보자. 엄마 많이 닮았지?"라더니 "밥은 먹었냐. 아픈 데는 없냐"라고 평범한 안부 인사를 건넸다. 제작진이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을 묻자 "보고 싶었다고 그리고 예쁘게 잘 커줘서 고맙다고 하고 싶었다"며 "항상 엄마 가슴속에는 너를 잊은 적이 없다. 너를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으니까 TV에서만 만났다. 널 그리면서 울 때도 있고 웃을 때도 있고 그랬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건주는 친모에게 "궁금했다. 어머니가 어떤 분이신지 나랑 닮았는지. 왜냐하면 아무것도 몰랐으니까"라며 눈물을 흘렸다. 친모를 두고 이건주는 집 앞에서 들어가지 못하고 망설였던 것과 재혼 등 여러 가지 상황을 생각해야 했음도 털어놨다.
그런 이건주에게 친모는 "나는 너를 진짜 만나고 싶었다. 연락처만 알면 만나고 싶었는데 만날 길이 없었다"며 "엄마가 어쩔 수 없이 나온 거지 버리고 나온 건 아니다. 네가 TV에 나오는 것도 봤다. 건주가 오해가 있었나 보다 생각했다"라고 조심스레 이야기했다.
제작진에게도 친모는 "내가 건주를 데리고 오려고 했었다. 이혼하고 '건주는 내가 키우겠다'라고 데리고 오려고 했는데 건주 아빠가 외아들이다. 절대 안 된다고 해서 아이는 못 데리고 왔다. 이혼하고 (나 혼자) 나왔다"며 설명했다. 친모는 헤어진 뒤에도 같은 동네에 살았다며 이건주가 어릴 적 살던 '빨간 철문 집'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묵은지와 김치찌개, 고등어조림, 잡채 같은 음식 이야기를 나눴다. 식성도 비슷한 덕에 도란도란 자연스레 말이 오갔다. TV로만 아들을 지켜봤다는 친모는 생일날 이건주가 김밥 한 줄을 먹었던 것을 두고 "내가 옆에 있으면 미역국이라도 끓어줄 텐데"라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건주는 조심스레 재혼한 친모의 아들과 딸도 언급했다. 친모는 "(애들이) 너 있는 걸 안다"라고 답했다. 이를 들은 이건주는 "맨 처음에는 걱정을 했다. 나에 대해서 모르면 엄마도 안 좋고 그분들한테도 안 좋으니까 혹시라도 내가 실수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 가장 크게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건주의 성이 다른 두 동생은 현재 의정부에 거주하고 있었다. 친모는 "(딸이) 건주오빠는 만났냐고 하더라"라며 여동생과 남동생의 사진도 보여줬다. 처음으로 두 동생을 본 이건주는 "나랑 닮았다. 눈도 닮았다"며 눈을 떼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건주는 "(자녀들에 대한) 걱정을 말씀드렸을 때 알고 있다고 이야기를 해주셔서 그 부분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나의 존재를 알고 있구나 생각했다. 묵묵히 나를 응원해 주고 지켜봐 주고 있었다는 게 고맙더라"라며 "그분들의 사진을 봤을 때 나랑 눈매가 많이 닮았구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이건주는 "처음으로 엄마 앞에서 '엄마'라고 불러보는 거다. 부를 일이 없었다. 드라마 찍을 때나 영화 찍을 때나 해봤다. 이렇게 앉아서 편안하게 내 엄마한테 엄마라고 불러본 것은 처음"이라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친모는 이건주의 손을 매만지며 "아우, 예뻐라"라며 감탄하기도 했다.
15년 전 만날 뻔했던 이야기도 솔직하게 꺼냈다. 이건주는 "내가 이걸 한 번 엄마를 만나서 여쭤보고 싶었다. 엄마가 처음 만나자마자 제작진한테 '건주 돈 잘 벌어요?' 했다더라"라며 "지금 그 이야기를 들었으면 와전됐다고 생각하거나 직접 만나서 여쭤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건주의 돌직구에 친모는 "아니다. 나 그런 말 안 했다. 그 소리를 듣고 황당하더라"라며 단번에 부인했다. 그러자 이건주는 "그때는 어리고 철없던 나이라서 반발심이 들었다. 엄마는 내가 용기 내서 여기까지 나왔는데 첫마디가 저것밖에 없으셨을까 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여쭤보고 싶었다. 돈 잘 버냐고 묻는 것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지 않나. 걱정돼서 물어봤을 수도 있는 거고. 지금은 나도 그렇게 말씀 안 하셨을 것도 안다. 괜히 어린 마음에 그랬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15년 만에 그날의 오해를 푼 이건주는 "그때는 내가 너무 어렸다. 솔직히 겁이 났던 것 같다.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지 싶었다. 지금이야 편하게 '엄마'하지만 그때는 그것도 어색했다. 여러 가지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린 마음에 그랬던 것도 죄송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를 들은 친모 또한 "죄송할 게 없다. 엄마가 널 두고 나온 죄 밖에 없다. 우리 건주가 오해를 풀었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었다"며 화답했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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