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기분 좋게 승리를 하고 웃었어야 할 경기. 하지만 뉴욕 양키스 선수들은 눈물을 흘렸다. 이유는 9회초 공격에서 나온 오스왈도 카브레라라의 부상 때문이었다.
카브레라는 13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원정 맞대결에 3루수,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을 기록했으나,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지 못했다.
상황은 이러했다. 양키스가 10-5로 앞선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카브레라는 시애틀의 바뀐 투수 트로이 테일러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내며, 팀에 선발 전원 안타 기록을 안겼다. 그리고 후속타자 오스왈드 페레자의 몸에 맞는 볼에 2루, 트렌트 그리샴의 안타의 3루 베이스에 안착했다. 그리고 이어 나온 애런 저지의 우익수 뜬공 타구에 홈을 향해 내달렸다.
이때 부상이 발생했다. 카브레라는 저지의 타구가 홈을 파고들기에 비거리가 넉넉하다고 판단, 슬라이딩을 하지 않고 서서 홈을 들어가는 판단을 내렸다. 그리고 시애틀의 포수 칼 롤리의 태그를 피해 홈을 찍었다. 그런데 홈을 태그하기 위해 속도를 줄이는 과정에서 카브레라의 왼쪽 발목이 완전히 꺾였고, 홈을 찍은 뒤 카브레라는 그라운드에 쓰러져 땅을 내쳐리며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상황은 매우 심각했다. 오죽하면 시애틀의 트레이너도 카브레라 쪽으로 이동해 상태를 살폈고, 양키스 트레이너는 즉시 타올로 왼쪽 발목을 덮어 상태가 노출되는 것을 막았다. 그리고 희생플라이를 친 저지는 타석 부근을 떠낮 못한 것은 물론 모든 선수들이 카브레라 쪽으로 모여들었다. 이로 인해 약 10여 분 동안 경기는 중단됐고, 결국 카브레라를 앰뷸런스를 타고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양키스는 11-5로 시애틀을 격파하며 2연승을 달렸지만, 경기가 끝난 뒤 양키스 선수단에게서 기쁨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특히 경기가 끝난 뒤 트렌트 그리샴은 눈물까지 보였다. 중계방송사 'YES 네트워크'와 인터뷰에 응한 그리샴은 "오스왈도는 우리 중 최고"라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이어 "그는 항상 올바른 태도로 경기에 임한다. 정말 열심히 뛰고, 그라운드 밖에서도 최고의 사람이다. 우리는 정말 그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카브레라는 지난 2022년 처음 빅리그에 입성, 올 시즌까지 302경기에서 201안타 20홈런 95타점 타율 0.234 OPS 0.641을 기록 중. 2023-2024년 두 시즌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했지만, 주전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빅리그에서 생존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 절박하게 야구를 해왔던 선수다. 그렇기에 카브레라의 부상은 더욱 안타까웠다.
심지어 카브레라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득점에 성공했냐'고 물어봤다고. 'YES 네트워크' 인터뷰에서 저지는 "그가 쓰러져 있을 때는 별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들것에 실려 나가기 직전에 나를 불러서 '나 득점했어?'라고 묻더라"며 "그게 바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말이다. 그런 일이 벌어졌는데도, 모든 통증 속에서도 그의 머릿속에 있던 건 득점 한가지였다. 그는 양키스가 되는 걸 진심으로 사랑한다. 우리에겐 정말 큰 충격"이라고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현재 카브레라의 상태에 대한 추가 업데이트 소식은 없는 상황. 하지만 땅을 수차례 내려칠 정도로 통증을 호소했던 만큼 큰 부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