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테랑의 필요성 '이성우, 보이지 않는 곳에서 LG 5연승의 밑거름이 된 활약'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우연의 일치인가? 현역 최고령 포수 이성우(40)가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뒤 LG는 5연승을 달리며 3위로 쳐졌던 순위를 2위로 끌어올리며 다시 한번 KT와의 선두 경쟁을 시작했다.

이성우는 지난달 25일 1군 콜업 후 5경기 동안 많은 타석에 들어서지는 않았지만 6타수 2안타 2타점 타율 0.400을 기록하는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LG 상승세에 한몫하고 있다.

LG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도쿄올림픽 차출 여파로 인한 차우찬의 부상과 정찬헌이 트레이드로 빠진 5선발 자리에서 손주영이 매끄럽게 메워주지 못하며 불안한 선발 마운드의 모습을 보였다. 마무리 고우석도 도쿄올림픽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주전포수 유강남의 체력 안배도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때 류지현 LG 감독은 "지금 시기가 경험이 많은 포수가 뒤에 있어야 벤치와 투수들의 안정감이 더해질 것이라 봤다. 이성우의 경험이 필요한 시기다"라며 베테랑 포수 이성우를 콜업 시켰고 그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후반기 시작 이후 5차례 등판에서 5이닝 5실점 2세이브 평균자책점 7.20으로 주춤하던 고우석이 안정감을 되찾기 시작했고, 후반기 5선발로 낙점된 좌완 손주영이 프로 데뷔 첫승을 거두기도 했다.

이럴때마다 이성우가 함께했다. 고우석은 지난달 26일 삼성전에서도 세이브를 따냈지만 9회초 강민호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한점차로 추격을 당하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때 이성우는 마운드에 올라 고우석과 어깨동무를 하며 자신감을 넣어주었다.

지난달 29일 손주영은 프로 데뷔 첫승을 거뒀다. 올시즌 첫 선발 마스크를 쓴 이성우는 손주영에게 6이닝 2실점, 2017년 LG 입단 후 4년 만에 첫 승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때는 매 이닝 끝날때마다 덕아웃 맨앞으로 나와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큰 소리로 격려해준다.

야구는 기계가 아닌 섬세한 인간이 하는 스포츠이기에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적인 요소들을 무시할 수 없다.

LG의 ‘V3’ 도전에는 베테랑의 힘이 필요하고 투타에서 불안했던 이 시점에 현역 최고령 포수 이성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LG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올시즌 후 은퇴를 선언한 현역 최고령 포수 이성우.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DB]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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