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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두 남자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웨인 루니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다.
퍼거슨 감독은 19일(이하 현지시각) 'MUTV'와의 인터뷰서 "루니가 팀을 떠나고 싶어한다"며 "루니가 재계약 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퍼거슨 감독의 공식적인 발언으로 루니가 이적을 원한다는 것이 입증됐다. 또한 20일 맨유가 1-0으로 승리한 부르사 스포르와의 2010-11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경기에도 루니는 결장해 팀내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퍼거슨 감독은 1986년 맨유에 부임한 이후 11번의 리그 우승과 5번의 FA컵 우승, 챔피언스리그서는 2번이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등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스타 플레이어들을 통제하는 퍼거슨 감독의 철학이 존재했다.
퍼거슨 감독은 24년간 많은 선수들을 발굴해 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많은 선수들을 떠나 보냈다. 부임 후 3년여간 우승은커녕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던 퍼거슨 감독은 1989년 선수단에 대대적인 개혁을 감행했다. 당시 팀의 핵심이던 노먼 화이트사이드와 폴 맥그라스가 음주에 빠져있자 가차없이 팀에서 내보낸 것이다. 퍼거슨 감독이 차버린 첫 번째 스타들이었다.
1995년에는 1994-95 시즌에 블랙번에게 1점차로 리그 우승을 내주고 FA컵 결승전에서 에버튼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자 2년 연속 리그 우승의 주역이던 폴 인스, 마크 휴즈, 안드레이 칸첼스키 등을 다른 구단으로 전격 이적시키고 데이비드 베컴, 폴 스콜스 등 이른바 '퍼기의 아이들'을 대거 등장시켰다.
2001년에는 네덜란드 출신의 중앙수비수로 1999년 맨유의 트레블 달성에 기여한 야프 스탐을 방출시켰다. 스탐은 당시 'Head to Head'란 자서전을 발간해 동료들과 퍼거슨 감독을 싸잡아 비난해 퍼거슨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이후 2005년에는 인터뷰서 동료 선수들을 비난해 퍼거슨 감독의 화를 돋구었던 '맨유의 캡틴' 로이 킨이 스코틀랜드의 셀틱으로 이적했다. 2006년에는 '득점기계' 뤼트 판 니스텔로이가 퍼거슨 감독의 눈 밖에 났다. 판 니스텔로이는 당시 맨유 동료이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다퉈 퍼거슨 감독을 화나게 했고 이후 선발로 출전하는 기회가 줄어들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2007년에는 아르헨티나 출신 수비수 가브리엘 에인세가 로테이션 시스템으로 충분한 출전기회가 주어지지 않자 퍼거슨 감독에게 항의했고 판 니스텔로이의 뒤를 이어 레알 마드리드로 팀을 옮겼다.
2008-09 시즌에는 박지성의 절친 카를로스 테베스가 득점 행진에도 불구하고 퍼거슨 감독이 선발로 출전시키지 않는 것에 공개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테베스는 경기에서 골을 넣은 후 자신의 잔류를 원하는 팬들을 향해 세리모니를 펼치는 등 선발 출전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냈지만 끝내 퍼거슨 감독은 그를 지역 라이벌팀 맨체스터 시티에 넘겨줬다.
이처럼 퍼거슨 감독은 그 동안 숱한 스타 플레이어들을 팀에서 내쫓아 그때마다 팬들과 언론의 염려를 샀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존의 선수들과 어린 선수들을 조합해 뛰어난 성적을 거둔 퍼거슨 감독이다.
이제 2010년에 루니가 퍼거슨 감독이 떠나 보낸 선수들의 계보를 이어 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이런 분위기 속에 과연 맨유가 루니 없이도 유럽 챔피언에 오를 충분한 능력인지 많은 이들이 의문을 품고 있어 루니와 퍼거슨 감독이 향후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 받고 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위 왼쪽)과 웨인 루니-데이비드 베컴, 로이 킨, 카를로스 테베스(아래 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DB-BPI-gettyimagekorea/멀티비츠]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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