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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병민 기자] 일본 최대규모 커뮤니티 게시판인 '2ch'에 '불특정 다수 무차별 살인예고' 글이 올라와 일본 열도가 긴장에 휩싸인 가운데 네티즌들은 지난 2008년 발생한 '아키하바라 살인사건'이 재발되는 것 아닌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10일 JP뉴스에 따르면 지난 6일 일본 인터넷 최대 커뮤니티 '2ch'에 "11일 오후 9시 신주쿠역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질 것이다. 이번 사건은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인사건보다 더 많은 희생자를 낼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가 지목한 범행 예정 장소는 건국기념일 공휴일로 최대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도쿄 신주쿠역이다.
11일 무차별 살인을 예고한 이는 "우리는 3인조로 움직일 것이며, 한 명은 차로 돌진하고 나머지 둘은 흉기로 사람들을 찌를 것이다"라고 밝혔다. 범행 이유를 묻는 게시물 댓글에는 "단지 살인을 하고 싶을 뿐"이라며 "누가 말리더라도 절대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며 밝히기도 했다.
게시자가 언급한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인사건은 지난 2008년 6월, 휴일로 붐비던 도쿄 최대의 전자상점가 아키하바라에서 불특정 다수를 노린 무차별 살인사건을 말한다.
범인인 가토 도모히로는 당시 2톤트럭 운전 중에 신호를 어긴 채로 돌진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5명의 보행자를 강하게 쳤다. 이후 교차로를 지나 맞은편 차선에 신호대기하던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내고 정차했다.
이후 차에서 내린 가토는 등산 나이프를 들고 무차별적으로 행인과 경찰 등을 찌르며 공격했고, 결국 몇 분 이후 만세이바시경찰서에서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이 사건으로 7명의 사망자와 1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가토는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로 범행 전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에 '생활에 지쳤다. 세상이 싫어졌다. 사람을 죽이고자 아키하바라에 왔다. 누구라도 좋았다'며 범행동기를 진술했다. 범행을 저지른 그는 지난달 25일 열린 공판에서 "역사에 기록될 중대 범죄"라는 이유로 사형이 구형됐다.
JP뉴스에 따르면 게시물 등록 이후 해당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누군가의 악질적인 장난" "정말 할 수 있을까"라고 반신반의하는 의견들이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키하바라 살인사건의 범인인 카토 용의자도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자신의 범행을 미리 예고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일본 경찰의 대응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범행 예고 하루 전인 10일까지 게시물 등록자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 이번 예고가 한순간의 해프닝으로 그칠 수 있을지, 열도가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2ch에 오른 살인예고 글. 사진 = JP 뉴스 홈페이지 캡쳐]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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