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객원기자] '올시즌에도 외국인 선수는 무관(無關 혹은 無冠)?'
프로야구 선수로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다는 것은 커다란 영광이다. 그 시즌에 자신이 속한 포지션에서 '최고'였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1998년 제도 도입 이후 외국인 선수들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첫 해인 1998년에는 한 명도 탄생하지 못했지만 이듬해에는 외야수 펠릭스 호세(당시 롯데)와 팀 우승에 기여한 댄 로마이어(당시 한화·지명타자)가 골든글러브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2000년 타이론 우즈(당시 두산·지명타자), 2002년 틸슨 브리또(당시 삼성·유격수), 2004년 클리프 브룸바(당시 현대·외야수)가 황금장갑 주인공이 됐다. 2005년에는 외야수 골든글러브 3자리 중 두 자리(제이 데이비스, 래리 서튼)를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며 사상 두 번째로 외국인 수상자가 2명 배출됐다.
2006년 자취를 감췄던 외국인 수상자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한 명씩 배출되며 명맥을 유지했다. 2007년에는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가 외국인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으며 2008년에는 카림 가르시아(당시 롯데), 2009년에는 KIA 우승을 이끈 투수 아퀼리노 로페즈가 골든글러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2006년 이후 4년 만에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전부 국내선수로 채워졌다. 외국인 선수 16명 중 투수가 14명이나 됐기 때문. 투수는 전체 선수 중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골든글러브 영광은 단 한 명만 안을 수 있다.
최근 4시즌 중 2시즌에 외국인 투수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는 했지만 외국인 제도 도입 이후 2007년 이전까지 9시즌동안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국내선수 몫일 정도로 그 문이 좁다. 투수의 경우 '압도적인' 활약을 펼쳐야 골든글러브 수상이 가능했지만 타자들의 경우 해당 포지션에서만 최고가 되면 수상이 가능했다. 특히 외야수 부문의 경우 골든글러브가 3개나 마련돼 있다.
사정은 올시즌도 별반 다르지 않다. 외국인 영입 트렌드는 올시즌에도 투수였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투수 14명, 타자 2명' 구도로 시즌을 시작한다.
타자는 라이언 가코(삼성)와 코리 알드리지(넥센) 뿐이다. 외국인 투수의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엄청난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투수들에 비해 이들의 경쟁률이 훨씬 낮다. 이렇듯 골든글러브를 받을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타자의 숫자가 적은만큼 외국인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 역시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만약 지난 시즌과 같이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전부 국내 선수로 채워진다면 이는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같은 가정이 현실이 된다면 투수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함과 동시에 국내 프로야구 수준이 한 단계 높아졌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 역대 외국인 선수 골든글러브 현황
1998년-0명
1999년-2명 (외야수 호세, 지명타자 로마이어)
2000년-1명 (지명타자 우즈)
2001년-0명
2002년-1명 (유격수 브리또)
2003년-0명
2004년-1명 (외야수 브룸바)
2005년-2명 (외야수 서튼, 데이비스)
2006년-0명
2007년-1명 (투수 리오스)
2008년-1명 (외야수 가르시아)
2009년-1명 (투수 로페즈)
2010년-0명
[2011시즌 프로야구 유이한 외국인 타자 넥센 알드리지(왼쪽)와 삼성 가코. 사진=넥센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 제공]
마이데일리 pres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