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SK와 한화의 경기가 열린 14일 인천 문학구장. 경기 전 한화 덕아웃의 공기는 무거웠다. 이날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2승 7패로 최하위. LG와의 3연전에 모두 패한 이후 SK와의 2경기에서 모두 패해 5연패 늪에 빠져 있었다.
애써 밝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들과 코치들도 적지 않았지만 팀 분위기가 좋을 리 없었다. 더군다나 전날 경기에서는 6-3으로 앞서다 경기 막판 역전패를 당해 충격이 더했다.
이날 한대화 감독은 6시가 가까워 오도록 덕아웃에 보이지 않았다. 보통 원정팀 감독들은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한대화 감독의 경우 '촌철살인' 멘트로 감탄사를 자아내며 때로는 자학개그로 취재진에게 웃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이러한 자학개그 조차도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이는 13일 경기를 앞두고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더군다나 전날 경기에서 꼭 잡아야 할 경기를 놓쳤으니 한 감독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가슴 아픈 말'들이 나올 수 밖에 없고 한 감독은 이 자리를 최대한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날 한 감독은 취재진과의 대화 대신 지인과 감독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지인과의 만남이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한 감독이 덕아웃으로 나오지 않은 이유는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었다.
한 감독의 애써 웃는 모습에 감독실을 잠시 들른 몇몇 취재진은 자연스레 "화이팅!"을 외쳤다.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못한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도 한화는 에이스 류현진을 투입하고도 패했고 한 감독은 아무런 경기평도 남기지 않은 채 조용히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한 번쯤은 꼭 해보고 싶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은 자리. 한대화 감독의 고뇌가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리고 한 감독의 이러한 모습 속에 우울한 한화의 현 주소가 담겨있다.
[사진=한화 한대화 감독]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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