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이상욱 객원기자]프랑스 축구 협회가 이번에는 인종차별로 또 한차례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프랑스 축구 협회 기술고문인 프랑코 블라쿠가 흑인과 아라비아 출신 유망주들의 활동을 부분적으로 제한한다는 뜻을 나타냈고 이에 협회가 블라쿠를 임시 직위 해제했다고 전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졸전은 물론 선수단 내에서의 불미스러운 일들로 인해 최근까지 큰 비난을 받았던 프랑스 축구 대표팀과 축구 협회지만 이 같은 일이 또 다시 보도됨에 따라 축구 협회에 대한 비난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체육부 장관인 찬탈 주아노는 체육부가 이미 협회와 협의를 거쳐 블라쿠를 임시 직위 해제시켰다고 밝히며 앞으로 8일 이내에 블라쿠의 발언에 대한 진상 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블라쿠가 주장한 내용은 향후 프랑스 전지역에 걸쳐 축구 유스팀에 아프리카나 아라비아 국가들로부터 이주한 이른바 이민자 출신의 비율을 최대 30%로 제한한다는 것으로 단순히 유스팀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훈련에도 참여할 수 없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일부 특정 지역도 아닌 프랑스 전체로 규정함으로써 논란은 더욱 커진 상태다.
프랑스 역대 최대 A매치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릴리앙 튀랑은 이에 대해 TF1과의 방송 인터뷰를 통해 “한마디로 엄청난 스캔들”이라고 전제하며 “대체 언제까지 피부색으로 사람들을 판단할 것인가”라는 한탄 섞인 한 마디를 내놓기도 했다. 은퇴 이후 튀랑은 스포츠 분야는 물론 정치적인 분야에서도 종종 인종 차별에 맞서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나타내왔던 바 있다.
프랑스 언론들은 협회가 이 같은 규정을 논의하게 된 데에는 “프랑스 내에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과 아라비아계 선수들이 너무 많은데 반해 백인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너무 적다고 생각하는 것 때문”이라고 폭로하며 시대 착오적인 협회의 발상을 비난했다.
실제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우승의 주역이었던 지네딘 지단조차 이민자 출신으로 협회가 말하는 ‘백인’의 범주에 들지 않는 선수다. 튀랑 역시 아프리카 출신의 이민자다. 시대를 풍미했던 과거의 수퍼 스타들은 제외하고서라도 현재 프랑스 대표팀 내에서 이민자 출신을 제외한다면 대표팀 자체의 존재감이 크게 줄어들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편 현 프랑스 대표팀 감독인 로랑 블랑은 이 같은 보도들에 대해 “이 같은 계획에 대해 협회측으로부터 어떤 이야기도 들은 바 없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오히려 프랑스 국적 외에 다른 나라의 이중국적을 가진 선수들이 프랑스에서 태어나고 자라 프랑스에서 훈련을 받은 뒤 나중에는 프랑스가 아닌 다른 나라를 선택해 대표팀으로 뛰는 일이 오히려 프랑스에게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현재 프랑스리그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무사 소우의 경우 프랑스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축구를 시작했지만 대표팀은 세네갈을 택했으며 이 같은 경우들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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