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우승 후보' 두산 베어스의 추락, 어떻게 봐야 할까.
두산은 24일 현재 17승 2무 20패 승률 .459로 6위에 머물러 있다.
시즌 전만 해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두산이었다. 메이저리거 경력의 더스틴 니퍼트를 영입하고 일본에서 뛰던 이혜천을 복귀시켰다. 어느 때보다 전력 보강도 확실했다.
우승이 아니면 의미가 없는 시즌. '마지막 기회'라는 것이 두산 선수들의 어깨를 짓눌렀다. 김경문 감독은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다. 두산 감독으로서 9번째 시즌을 맞는 그는 2006년만 제외하고 매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고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3차례했으니 남은 목표는 우승 뿐이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정규시즌을 우승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SK가 선두로 치고 나섰고 두산은 또 다시 쫓는 입장이 됐다. 한번 밀리기 시작하자 속절 없었다. 1위와 멀어질수록 허탈감은 더했고 겉잡을 수 없는 추락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두산의 가장 큰 문제는 팀 컬러가 모호해졌다는 것이다.
한때 두산은 '발야구'의 진수를 보여준 팀이었다. 무자비한 도루보다는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추구하며 드넓은 잠실구장을 가장 잘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해 두산은 20홈런 이상 타자 5명을 배출했다. 모두 국내 선수였고 이는 사상 처음이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30홈런 이상 타자는 없었고 팀 홈런 1위를 차지한 것도 아니었다. 진정한 거포 군단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팀 컬러 변신이라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이렇다할 제대로 된 무기 없이 두산 야구가 표류하고 있다.
현재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는 투수는 니퍼트와 김선우 뿐이다. 선발투수진이 단단하지 못해 구원투수들의 출장 빈도가 높다. 불펜 에이스 정재훈은 21일 대구 삼성전에서 무려 4이닝을 던졌다. 결과는 허탈한 연장 12회 무승부.
타선은 자꾸 흐름이 끊긴다. 필요할 때 집중력을 발휘하던 두산 타선은 끈끈함이 사라지고 있다. 병살타는 43개로 8개구단 중에 가장 많다.
가뜩이나 야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아 팀 분위기가 축 처진 상황에서 결정타가 터졌다. 임태훈과 스캔들이 있었던 송지선 MBC 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가 23일 투신 자살로 사망한 것이다. 전날(22일) 故 송 아나운서는 "임태훈과 정식으로 사귄지 1년 정도 됐다"고 밝힌 반면 1군에 복귀한 임태훈은 두산 관계자를 통해 "송지선 아나운서와 사귀지 않는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리고 다음날, 충격적인 비보가 전해졌다.
두산은 팀 전력의 주축 선수가 되길 기대하며 공들여 스카우트한 선수들이 사건, 사고를 일으켜 선수 관리에 맹점을 보였다. 팀 컬러는 야구장 밖에서의 돌출 행동이 아닌 그라운드에서 펼치는 플레이로 만드는 것이다. 안에서 잃어버린 팀 컬러를 밖에서 찾지 않길 바란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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