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해태 이후 단 한 번도 이루지 못한 위업에 도전한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올시즌 '우승 후보 0순위'로 평가받고 있다. 마운드와 타격에 걸쳐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
사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삼성이 상대를 제압하는 방법은 타격보다는 마운드 쪽에 힘이 쏠렸다. 삼성은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3.35로 1위를 기록했다. 반면 타격에서는 타율 6위(.259), 홈런 4위(95개)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다만 효율적으로 점수를 만들어내며 득점에서는 3위를 기록했다. 특히 도루가 큰 몫을 했다. 한 때 거북이팀의 대명사였던 삼성이지만 지난 시즌에는 158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당당 1위에 올랐다. 33차례 베이스를 훔친 배영섭을 필두로 김상수(29개), 강명구(19개), 조동찬(18개), 이영욱(14개), 신명철(13개)까지 6명이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비록 이영욱이 상무에 입대한 상황이지만 배영섭, 김상수의 실력이 나날이 향상되고 있으며 지난 시즌 막판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정형식이 이영욱의 공백을 어렵지 않게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올시즌에도 삼성은 팀 도루 1위를 놓고 다른팀들과 다툴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삼성이 더 무서워졌다는 것은 이승엽 영입을 통해 '한 방 야구'도 가능해졌다는 점. 삼성은 지난해 홈런왕 최형우(30개)를 배출했지만 두 자리수 홈런을 때린 선수는 단 3명(박석민 15개, 진갑용 10개)에 그쳤다.
이승엽은 2004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하기 전까지 3연패 포함, 5차례 홈런왕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부진한 상황에서도 15개의 대포를 쏘아 올리며 퍼시픽리그 홈런 10위 안에 들었다. 때문에 이승엽은 복귀 첫 해부터 강력한 홈런왕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삼성은 이승엽-최형우-박석민까지 다른팀 부럽지 않은 중심타선을 구축하게 됐다. 피할 곳이 줄어든만큼 홈런수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삼성으로서는 이승엽이 일본에 진출한 이후 단 한 번도 차지하지 못한 팀 홈런 1위를 탈환할 절호의 기회다. 여기에 지난 2년간 팀 홈런 1위였던 롯데가 이대호가 빠지며 장타력이 약화된 것도 삼성으로서는 탈환 의지를 더욱 북돋우는 요인이다.
만약 삼성이 올시즌 팀 홈런과 팀 도루 모두 1위에 오르면 진기록이 탄생한다. 그동안 한 시즌에 팀 홈런과 도루를 석권한 팀은 해태 단 한 팀 뿐이었기 때문. 해태는 1982, 1985, 1986, 1988, 1991년까지 5차례 해냈다. 해태를 제외한 다른 팀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으며 그나마도 20년 전 이야기다.
삼성의 경우 1999년 도루에서는 외국인 선수 빌리 홀을 앞세워 1위에 올랐지만 홈런에서 207개를 기록, 210개를 때린 해태에 3개 차로 뒤지며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올시즌 절대 강자로 불리고 있는 삼성이 팀 성적과는 별개로 홈런과 도루 타이틀에서도 최강자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간다.
[사진 = 돌아온 홈런왕 이승엽(왼쪽)과 지난해 삼성 도루 1위 배영섭]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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